(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호랑이 문신'으로 유명한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하며 202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500만 달러·약 1천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2-0(7-5 7-5)으로 물리쳤다.
올해 호주오픈과 US오픈을 휩쓴 사발렌카는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에 한 해에 열린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석권한 선수가 됐다.
1998년생 사발렌카는 182㎝의 큰 키에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 능력을 갖춘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2023년과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
사발렌카는 이번 대회 서브 에이스 36개(2위), 서브 최고 시속 192㎞(3위)를 기록했다.
왼쪽 팔에 새긴 호랑이 문신은 사발렌카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그의 코치 제이슨 스테이시는 머리에 사발렌카의 호랑이 문신과 똑같은 그림을 그려 넣었고, 이날 사발렌카는 우승 후 스테이시 코치 머리의 호랑이 그림을 쓰다듬으며 기뻐하기도 했다.
사발렌카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족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가족들이 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줬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항상 테니스 역사에 우리 가족의 이름을 남기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사발렌카는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아버지 세르게이가 2019년 43세 젊은 나이에 뇌막염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또 올해 봄에는 남자친구였던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콘스탄틴 콜트소프가 자살해 충격을 받았다.
전 애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사발렌카는 프랑스오픈 8강에서 탈락했고, 윔블던과 파리 올림픽에는 연달아 불참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부활을 알린 사발렌카는 "우승 트로피에 새겨진 내 이름을 볼 때 저 자신과 우리 가족이 자랑스럽다"며 "가족은 내가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해준 존재"라고 고마워했다.
사발렌카는 이번 우승으로 현재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여자 테니스 '양강 체제'를 굳혔다.
프랑스오픈을 3연패 한 시비옹테크는 클레이코트에 강한 면을 보이고, 사발렌카는 하드코트를 주름잡고 있다.
사발렌카는 최근 2년간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27승 1패를 기록하며 우승 3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냈다.
또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40세트를 치러 37세트(세트 승률 92.5%)를 따냈는데 이는 2007년 쥐스틴 에냉(벨기에)의 92.9% 이후 17년 만에 나온 메이저 대회 최고 세트 승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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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8 11: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