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마지막 날 '고구마 경기' 끝에 가와사키에 0-1 패배
(울산=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명절 연휴에 찾아온 팬들께 실망하게 해드려서 감독으로서 송구합니다."
홈에서 답답한 경기 끝에 일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0-1로 패한 프로축구 울산 HD의 김판곤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1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가와사키에 0-1로 졌다.
승패는 차치하고서라도,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이자 현재 선두를 달리는 팀의 경기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답답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명절 연휴의 마지막 날, 소중한 시간을 쪼개 무더위를 뚫고 홈 경기장을 찾은 9천여 팬들에게 작지 않은 실망을 안긴 울산과 김 감독이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내용도 그렇고, 결과도 그렇고… 팬들이 실망하게 한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송구하다"면서 "전반전이 우리 마음대로 잘 안됐다. 후반에 좀 더 무게를 뒀는데, 안 좋은 상황에서 실점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전을 노리며 선수들이 애를 많이 썼지만, 부족했다. 첫 경기에서 이런 결과를 내 송구하다. 남은 일곱 경기에서 잘해서 결과를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울산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다. 팬들에게, K리그 종사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프라이드를 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 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울산은 힘을 많이 뺀 선발 전열로 경기에 임했다. 전반전 상대를 잘 막고서, 후반전에 주축인 외국인 공격수들을 대거 투입해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게 김 감독의 복안이었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나면서 김 감독의 계획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으나, 후반 9분 마르시뉴에게 결승 골을 내주고 말았다.
울산은 결국 김 감독 부임 뒤 처음으로 무득점을 기록한 채 패했다.
김 감독은 "전반전 경기력은 안 좋았지만, 후반전에 우리가 끌고 나갈 상황은 만들었다"면서 "실점 상황에서 잘못된 게 많았다. 어떤 선수가 먼저(선발로) 뛰고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반에 승부를 보려 한 전략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솔직히 질 거라고는 '1'도 생각 안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문수축구경기장은 K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다른 경기장처럼 그라운드 상태가 매우 안 좋았다.
잔디가 군데군데 심각하게 팬 탓에,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곳에서는 선수들이 기본적인 패스와 드리블도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김 감독은 "(잔디를 관리하는) 그분들이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며, 모두가 힘들어하고 애를 쓰는 걸 안다"면서도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아) 선수들이 힘들다. 좋은 환경에서 ACLE를 치를 수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8 21: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