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럴림픽 출전 선수 절반이 첫 출전…권효경·유수영 등 '샛별' 활약
여전히 외면받는 패럴림픽 중계…'국민적 관심대회'로 미지정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대표팀이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저조한 성적(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41위)을 거두자 세대교체에 심혈을 기울였다.
얇은 선수층과 대표팀 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꿈나무 선수 육성에 속도를 냈다.
신인 선수 발굴 및 육성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고, 훈련 시스템에도 변화를 줬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5개 종목 20명의 선수를 2024 파리 패럴림픽 메달 후보로 선정했고, 이들은 스포츠의과학팀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집중 지원을 받았다.
그 결과 파리 패럴림픽 대표팀 절반 이상이 패럴림픽 첫 출전 선수로 꾸려졌다.
한국은 파리 패럴림픽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처음 패럴림픽에 출전한 휠체어 펜싱 권효경(홍성군청)은 여자 개인전 에페(스포츠등급 A)에서 은메달을 땄다.
휠체어 펜싱에서 메달이 나온 건 1996 애틀랜타 패럴림픽(동메달) 이후 28년 만이다.
기초종목 육성사업을 통해 성장한 배드민턴 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남자복식(스포츠등급 WH1, 2)에서 은메달을 땄고, 대표팀 최연소 선수인 보치아 서민규(19·안산시장애인체육회)도 혼성 단체전에서 4위에 올랐다.
장애인 투포환의 '작은 거인' 정지송(26·삼호개발)은 한국 투포환 사상 처음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한 뒤 5위에 올라 4년 뒤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메달이 특정 종목, 특정 선수에게 쏠리는 현상은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7일(현지시간)까지 거둔 금메달 6개 중 3개는 사격에서 나왔고, 총 메달 30개 중 14개는 탁구(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에서 수확했다.
2관왕에 오른 사격 박진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정호원은 2008 베이징 패럴림픽 때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한 베테랑이다.
일부 선수들의 기량과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국 선수단의 성적이 좌지우지되는 현상은 이번 대회에서도 계속됐다.
한국 선수단 성적과 별개로, 패럴림픽에 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야 한다는 숙제도 명쾌하게 풀진 못했다.
패럴림픽은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비장애인들에겐 장애인 인식 개선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파리 패럴림픽의 지상파 중계 시간은 예년 대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지상파 3사의 파리 패럴림픽 중계방송 자료를 살펴보면, MBC와 SBS는 일일 중계방송 시간이 대부분 100분을 넘지 않았다.
KBS는 인터넷 등을 통해 주요 경기를 생중계했지만, 지상파 중계방송 시간은 많지 않았다.
패럴림픽 중계방송이 적은 이유는 지상파 3사가 패럴림픽을 중계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 월드컵 등의 국제대회는 방송법에 따라 '국민적 관심대회'로 지정돼 방송사업자가 중계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패럴림픽 등 장애인 국제대회는 국민적 관심 대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방송 사업자는 자체 판단으로 광고 수익 감소 등의 이유로 중계 시간 확대를 꺼린다.
패럴림픽의 중계 문제가 해결되면 장애인 스포츠에 관한 관심과 지원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일단 정치권에선 패럴림픽 중계방송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국민의 힘 김예지 의원은 지난 달 장애인 스포츠 시청권 보장을 위한 3법인 '스포츠 기본법', '스포츠산업 진흥법',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장애인 스포츠 시청권 보장 3법은 스포츠 기본법에 장애인스포츠가 방송편성에 있어 차별받지 않도록 국가·지자체의 시책 마련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을 담는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패럴림픽을 통해 장애에 관한 선입견이 불식되고 사회 포용성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8 09: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