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년 7개월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선수들은 2024 파리 패럴림픽 출전 과정을 떠올리며 "놀라운 일"이라고 말한다.
배드민턴 여자부 옥사나 코지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년 시절 선생님을 만나는 더 놀라운 경험을 했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간) 코지나와 팀 동료 올렉산드르 치르코프가 보육원에서 인연을 맺은 선생님 스비틀라나 사바리나를 파리에서 만난 극적인 사연을 전했다.
배드민턴 SL3 스포츠등급(하지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선 채로 경기하는 등급) 선수인 코지나는 어린 시절 치르코프와 함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장애 아동을 위한 보육원에서 자랐다.
당시 사바리나는 보육원에서 둘을 돌봤다.
사바리나는 "나는 내가 하는 일과 아이들을 사랑했다. 그들이 정말로 내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했다"며 "코지나와 치르코프도 내가 정말 사랑한 아이들"이라고 떠올렸다.
코지나와 치르코프는 보육원을 떠난 뒤에도 꽤 오랫동안 사바리나와 연락했다. 배드민턴 경기에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바리나가 스웨덴으로 이주하면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휘말리면서는 연락조차 뜸해졌다.
코지나와 치르코프는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프랑스에서 훈련했다.
사바리나는 코지나와 치르코프가 패럴림픽에 출전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파리 여행'을 계획했고, 마침내 셋이 만났다.
코지나는 "선생님을 바로 알아보지는 못했다. 사바리나를 알아본 뒤에는 모든 게 꿈 같았다"며 "최근 며칠 동안 우리 세 명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전쟁을 겪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모든 감정이 함축된 만남이었다"라고 묘사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2 15:5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