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애인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울 것"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에 당선된 '장애인 귀화 1호' 패럴림피언 원유민(36)은 "선수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원유민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선상에서 열린 대한장애인체육회 주최 '한국 선수단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거 유세 기간 많은 분이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기쁘다"며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모로 운도 따랐다"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 큰 나라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아 표가 분산된 덕분에 비인기 선수인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유민은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도핑이나 선수 등급 조정 등에서 공정함을 강조했고, 이번 대회에 오지 못한 선수들은 패럴림픽이 더 커져서 다양한 나라의 선수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각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 선수들도 더 많은 조명을 받을 수 있는 무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더라"라며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IPC는 7일 파리 패럴림픽 기간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원유민이 296표를 받아 25명의 후보 중 4위를 기록, 득표 수 상위 6명에게 주어지는 선수위원 자격을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2008 베이징 패럴림픽 때 신설된 IPC 선수위원은 선수를 대표해 세계 장애인 체육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목소리를 내는 자리다. 임기는 4년이다.
한국 패럴림피언이 IP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휠체어 육상의 홍석만이 2017년 한국 최초로 IPC 선수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원유민은 "내가 선수위원에 당선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패럴림픽이 보다 주목받을 수 있게, 우리나라 장애인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강조했다.
4세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원유민은 12세에 가족들과 캐나다로 이민했다.
그곳에서 휠체어 농구를 만났고, 빼어난 실력으로 캐나다 휠체어농구 국가대표에 선발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이후 원유민은 2017년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며 노르딕 스키 선수로 전향했고,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서 한국 귀화 선수로는 최초로 패럴림픽 무대에 올랐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8 07: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