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시각,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 필요"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강철 kt wiz 감독은 기후 변화에 발맞춰 프로야구 시작 시각에 관해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18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경기 시작 시각 변경 결정에 대해 "갑작스럽게 변경했으나 죽는 것보다는 낫다"며 "이런 날씨에서 오후 2시 경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2시 경기 때는 5회가 끝나자 선수들의 얼굴이 다 빨갛게 변하더라"라며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고참 선수들을 빼준 것"이라고도 했다.
kt는 지난 16일 오후 2시에 시작한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서 0-4로 뒤진 5회말 공격을 마치고 내야수 황재균과 김상수를 교체했다.
이 감독은 "지금 상황에선 오후 5시 경기도 빠른 것 같다"며 "경기 시작 시각에 관해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KBO리그는 혹서기(7∼8월) 이후 프로야구 경기 시작 시각을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 5시로 잡았다.
그러나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프로야구 현장에선 온열질환자가 속출했다.
특히 지난 14일 부산사직구장에선 관중 23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했고, 17일 같은 장소에선 43명의 관중이 무더기로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거나 조기 귀가하기도 했다.
선수, 심판들도 무더위에 시달렸다.
1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선 삼성 라이온즈 선발 원태인이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 도중 무더위로 헛구역질했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문동균 심판위원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경기 중 교체되기도 했다.
이에 KBO는 17일 경기 일정을 긴급 조정했다.
18일 오후 2시에 열기로 한 부산, 수원, 창원 3개 구장 경기를 오후 5시로 늦췄다.
일각에선 KBO가 쉽게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8 15: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