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즈베즈다서 황인범과 두 달 한솥밥
(무스카트[오만]=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황)인범이형이 떠났으니, 이제 한식은 누가 해주나요."
한국 시간으로 지난 3일 축구팬들을 흐뭇하게 한 '중원의 엔진' 황인범(27)의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이적 소식에 조금은 섭섭했을 사람이 있다.
바로 황인범의 직전 소속팀, 세르비아 즈베즈다에서 뛰는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25)다.
설영우는 지난 6월 말 울산에서 즈베즈다로 이적했다.
그리고 베오그라드에서 두 달여간 황인범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즈베즈다의 팀 문화 등 적응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황인범이 설영우에게 '속성'으로 가르쳐줬다.
훈련 전 한 시간 먼저 카페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교육' 받았고, 때로는 황인범의 집으로 찾아가 비디오게임을 하며 향수를 달랬다.
황인범과 함께한 것들 중 가장 좋았던 건 황인범 모친의 '한식'이었다고 한다.
대표팀에 소집된 설영우는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 원정 경기를 이틀 앞둔 8일 대표팀 훈련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양식을 한국에서도 많이 먹어서 적응에 문제는 없는데, 그래도 우리 한국인들은 맵고 짠 음식을 가끔 먹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황인범 선수만큼이나 어머님이 해주시던 한식이 그리울 것 같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잘 먹어야 하는데, 많이 생각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식만큼 기억에 남는 스테이크도 있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을 찾았다가 유럽파 선수들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는데, 세르비아로 가 황인범과 설영우도 만났다.
설영우는 "베오그라드에서 가장 좋은,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엄청 고급스러운 스테이크를 사주셨다. 거기서 항상 배고픈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비싼 고기 먹어서 좋았다"며 웃었다.
풀백은 대표팀에서 확실한 주전이 없는 '무주공산'으로 여겨진다. 설영우는 그래도 풀백 주전 경쟁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
울산에서 홍 감독의 지도를 3년 반이나 받은 설영우는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는, 그래도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홍 감독님은 풀백에 균형을 요구하신다. 공격이든 수비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보단 둘 다 적절히 잘하는 선수를 선호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에 있을 때부터 그에 맞는 축구를 하기 위해 열심히 생각하고 노력했다"면서 "감독님과 대표팀에서 함께 한 시간은 아직 많지 않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풀백이) 크게 바뀌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뭔지 새롭게 파악해서, 잘 적응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과 오만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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