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으로 여러 타이틀을 얻었다.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 감독은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42세 9개월 23일)에 팀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최연소 기록은 2005년 삼성 라이온즈를 지휘했던 선동열 전 감독(42세 8개월 12일)이 보유하고 있다.
또 이 감독은 취임 첫해에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역대 세 번째 감독으로 기록됐다.
아울러 같은 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해본 사령탑으로서도 역대 세 번째인데, 그 터울이 가장 짧다.
2016년 김태형 당시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역 시절 이후 21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고, 재작년 김원형 당시 SSG 랜더스 감독은 12년이 걸렸었다.
2017년 KIA 선수로 KS 축배를 들었던 이 감독은 7년밖에 안 걸렸다.
결국 이 모든 기록은 '초보 감독'이라는 키워드에서 비롯했지만, 역설적으로 이 감독의 성공 요인은 이 꼬리표를 거부했다는 데 있었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이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라는 것은 누구나 한번 겪어야 하는 자리고, 그 감독이 그 시절 어떻게 했는지는 다 기록으로 남는다"면서 "절대 제가 초보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일단 실패보다는 성공으로 처음을 시작했지만, 앞으로 감독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며 "이 모습 그대로 잘 준비한다면 매년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1년 차에 좋은 성적을 낸 요인을 두고는 "현역 때부터 선수들과 유대관계를 만들었고 '우리 팀은 1∼9회 언제 나가도 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면서 "(덕분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규시즌을 잘 헤쳐온 그는 한국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에도 의연해 보였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KS에 11차례 진출해 모두 우승한 불패 신화를 갖고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자신감과 부담감을 함께 주는 대기록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부담은 없다"면서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올라가면 당연히 우승해야 하는 것이고, 그걸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1번 올라가서 11번 다 우승했고 12번째 올라갔을 때도 우승할 겁니다. 잘 믿고 준비하겠습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bing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7 19: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