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집훈련에 K리거 12명 포함 19명 참여…손흥민·김민재 등 추후 합류
5일 팔레스타인·10일 오만과 연전으로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시작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10년 만에 다시 결성된 '홍명보호'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소집 훈련을 진행한다.
지난 7월 초 한국 축구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된 홍 감독은 이날 그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선발한 선수들과 만난다.
K리그에서 뛰는 선수 12명과 중동, 일본 등에서 활약하는 선수까지 총 19명이 훈련에 참여한다. 유럽파 중에서는 이재성(마인츠)과 엄지성(스완지 시티)만 첫 훈련부터 홍 감독과 만난다.
A매치 휴식기 직전까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한 일부 해외파 선수는 추후 합류한다. 현재 한국 축구의 핵심 전력인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은 3일부터 합류해 홍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
지난달 26일 홍 감독이 발표한 국가대표 26명은 오는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맞붙는다.
이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의 첫 일정이다. 3차 예선 B조에 묶인 우리나라는 두 팀 외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까지 중동 팀을 계속 상대해야 한다.
2027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부여받은 홍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바라보고 팀을 운영하겠다고 천명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키우면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해 신예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까지 신경 쓰겠다는 게 홍 감독의 계획이다.
더불어 홍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까지 이어지는 한국 축구 특유의 철학을 A대표팀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이같이 복합적인 포부의 '첫 단추'가 이번 9월 A매치 2경기이고, 이를 위한 첫걸음이 2일 첫 소집 훈련이다.
홍 감독은 나름의 준비를 마쳤다. 내국인 코치진으로 박건하, 김동진, 김진규 코치를 불렀고, 유럽의 '전술통' 주앙 아로소, 차이구 마이아 코치도 데려왔다.
홍 감독이 그라운드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건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약 10년 만이다.
홍 감독은 2013년 6월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쥐었으나 이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지도자 경력 중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당시 최종 명단에 2012 런던 올림픽 멤버 12명을 넣어 '의리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홍명보호 1기'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 2패로 쓸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2014년 7월 사퇴할 때까지 1년간 홍 감독은 5승 4무 10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겼다.
10년째 '승률 26.3%'로 고정돼 있던 홍 감독의 국가대표 사령탑 성적이 팔레스타인전을 통해 바뀌게 된다.
홍 감독은 당시의 실패를 뼈저리게 곱씹어왔다.
그는 2022년 10월 울산 HD 사령탑 자격으로 참석한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감독으로 실패했지만 이 역시도 내게 중요한 과정이었다"며 "그때 시간을 항상 가슴 속에 넣고 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6일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하면서도 브라질 월드컵 당시 불거진 '의리 축구' 논란을 다시 해명했다. 동시에 반성의 뜻도 밝혔다.
홍 감독은 "당시 선수를 선발할 때 알고 있는 범위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뽑았다고 생각했지만 밖에서 보이는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며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비판을) 다 수긍한다"고 말했다.
최근 K리그1 울산의 2연패를 이끄는 등 지도자로서 체급을 키운 홍 감독의 새로운 숙제는 10년 전보다 훌쩍 커버린 한국 축구의 간판급 선수들과 건강한 관계와 활력 있는 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일 터다.
브라질 월드컵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비롯해 '빅리그'라 할 만한 팀에서 간판격으로 활약한 선수는 이청용(당시 볼턴), 기성용(당시 스완지 시티), 손흥민(당시 레버쿠젠) 정도였다.
홍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붙박이로 대표팀에 뽑히는 주요 해외파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
홍 감독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이야기를 잘 지키면서 팀을 운영해왔다. 대표팀에 꾸준히 들어온 선수들이 이 팀에 대해 잘 알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2 10: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