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군' 에미상 역대 최다 후보…'파친코' 로튼토마토 신선도 98%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5일간의 긴 추석 연휴는 분량이 긴 시리즈물을 몰아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평소 일상적으로 접하는 국내 드라마와 달리 다소 생소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외국 드라마라도 연휴 기간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보급으로 안방에서 해외 여러 화제작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글로벌 OTT뿐 아니라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들도 여러 해외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고, 연휴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프라임타임 에미상 새 역사 쓴 '쇼군'과 '더 베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라임타임 에미상(이하 에미상)은 올해 제76회 시상식을 앞두고 새 역사를 쓴 작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미상 역사상 가장 많은 25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된 FX 드라마 '쇼군'(Shogun)과 코미디 시리즈로서는 역대 최다인 23개 부문 후보에 오른 '더 베어'(The Bear) 시즌3이다.
'쇼군'은 1600년 전후 일본 센고쿠(戰國)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 제임스 클라벨이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일본에 표류한 영국 출신 항해사 존 블랙쏜(코스모 자비스)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국시대 군웅들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센고쿠시대의 비정한 배신과 모략을 긴장감 있게 담아내 호평받으며 시즌2·3 제작이 확정됐다. 다만, 웅장한 전투 장면보다 속고 속이는 음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대규모 액션을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있다.
'더 베어'는 디즈니 계열의 미국 OTT 플랫폼 훌루(Hulu) 오리지널 시리즈다. 주인공 카르멘 베어제토(제레미 앨런 화이트)가 시카고 도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을 그렸다.
한때 뉴욕 최고의 셰프였던 젊은이 카르멘이 어딘가 조금씩 나사가 풀린 듯하고 엉뚱한 직원들을 데리고 폐업 위기의 식당을 되살리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 호평받았다.
'쇼군'과 '더 베어' 모두 국내에서 디즈니+를 통해 볼 수 있다.
◇ 한국인들이 만든 해외 콘텐츠 '파친코'와 '동조자'
낯선 얼굴과 이름에 심리적 장벽을 느끼는 시청자라면 한국의 제작자와 배우들이 만든 해외 콘텐츠도 눈여겨볼 만하다. 맥스 오리지널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와 애플TV+ 시리즈 '파친코'(Pachinko) 등이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이 두 번째로 연출한 시리즈물로, 국내에선 쿠팡플레이에서 7부작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베트남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는 주인공 '대위'(호아 쉬안데)의 이야기를 다룬다. 프랑스인과 베트남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로 남베트남과 북베트남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한국 관객에게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로 친숙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을 맡았고, 박 감독이 1∼4부 연출을 맡고 각본도 공동으로 집필했다. '그레이 아나토미' 시리즈로 유명한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한국명 오미주)가 출연한다.
8부작 시리즈 '파친코'는 해방 전 한반도를 떠나 일본에 뿌리를 내린 한인 이민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달부터 공개를 시작한 시즌2는 연휴를 앞둔 이달 13일 4부가 공개되며 반환점을 돌았다.
배경과 이야기의 특성상 '파친코'는 배우 대부분이 한국인 또는 한국계다. 주인공 김선자의 유년과 청년, 노년은 배우 유나와 김민하, 윤여정이 각각 출연해 각자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선자의 연인이었던 한수 역할은 배우 이민호가 맡았다.
'파친코' 시즌2는 평점 웹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언론 및 평론가들의 평가를 반영한 신선도 지수가 98%에 달하고 관객들의 만족도를 뜻하는 팝콘 지수도 90%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고 있다.
◇ 미국판 로맨틱코미디 '에밀리, 파리에 가다'
넷플릭스 미국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Emily in Paris)는 2020년 첫 시즌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새 시즌이 공개되고 있는 장수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마케팅 회사 직원인 에밀리 쿠퍼(릴리 콜린스)가 프랑스 파리의 마케팅 회사에서 1년 동안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최근 시즌4 파트2가 공개됐다.
서사가 진부하고 흔한 로맨틱 코미디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릴리 콜린스가 연기한 생기 넘치고 발랄한 주인공 에밀리의 매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릴리 콜린스는 201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 붉게 머리카락을 물들인 '레드'라는 인물로 출연해 한국 관객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회차당 40분 이내의 미드폼을 채택해 부담 없이 볼 수 있어 가벼운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에게 적합하다.
jae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4 08: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