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I동일의 김창호 감사(상근)는 지난 2022년 DI동일의 최대주주인 정헌재단 사무국장을 겸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감사는 지난 2019년 DI동일의 감사로 선임된 이래 현재까지 감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모 협회 시상식에서 정헌재단 사무국장의 직함을 달고 상을 수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DI동일은 현재 회장 등 주요 경영진에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고소장은 상법 상 '신용공여 금지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20년부터 정헌재단에 자금을 대여해주는 과정에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신용공여가 이행됐는지 여부가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 자금을 대여해준 시기가 김창호 감사가 정헌재단 사무국장의 지위를 겸직한 시기와 겹치면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DI동일은 지난 2020년 3월 정헌재단에 36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해준 이후 2021년에는 43억원을 추가로 대여했다. 이듬해에도 추가로 자금을 대여해줬다가 지난해 11월 원금을 포함한 이자를 상환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감사가 정헌재단 사무국장을 지내는 동안 DI동일 감사로서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자금 대여 관련한 감사 역할에는 태만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상법에 따르면 회사의 감사는 이사의 직무 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다. 임무를 해태한 때에는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정헌재단은 현재 DI동일의 2대주주인 서민석 DI동일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DI동일과 한 몸통으로, 감사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재 회사 측을 상대로 주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주주연대 측도 해당 감사가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주주연대는 자금 대여 과정 당시의 상황이 담긴 이사회 의사록 등 관련 서류를 공개해달라는 내용으로 DI동일에 수차례 내용 증명을 보냈으나 회사 측은 비밀유지의무 및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규제 등을 이유로 들며 공개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한편, 감사 겸직 이슈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김 감사가 정헌재단 사무국장으로 겸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감사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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