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달리 '집토끼' 이탈 우려 없어 공화 우세 지역도 공략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에서 기존 지지층을 결집할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만한 유권자를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두꺼운 대도시뿐만 아니라 민주당 세가 약한 소도시 유권자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전략은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주 집중한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두드러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TV 토론이 열린 필라델피아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존스타운과 백인 노동자 계층이 많은 윌크스-배럴을 방문했다.
또 공화당 우세 지역에 둘러싸인 백인 중심 도시인 피츠버그에서 토론 준비를 하며 며칠을 보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펜실베이니아에서 버스 유세를 하면서 보수적인 비버 카운티와 피츠버그 교외를 돌았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달 초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랭커스터 카운티, 농촌인 페이엣 카운티, 대선 풍향계인 이리 카운티와 피츠버그를 찾았다.
이런 접근 방식은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구사했던 전략과 차이가 있다.
낮은 지지율로 고전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집토끼'인 기존 민주당 지지 기반을 다잡는 게 우선이라 대도시에 유세를 집중했다.
반면 집토끼 단속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들을 넘볼 여유가 있다.
이들은 나이가 많고 대학 교육을 받지 않았으며 작은 도시와 시골에 사는 백인 유권자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동부에 있는 필라델피아를 주로 방문했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펜실베이니아 서부에도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 후 첫 6주간 펜실베이니아 서부를 방문한 횟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개월 동안 한 것보다 많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22살 젊은 해리스 부통령이 경합주를 동분서주하며 훨씬 더 격렬한 일정을 소화할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는 조지아의 가장 큰 도시인 애틀랜타 외의 지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했던 것보다 광고비를 더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남부 조지아의 도시 서배너에서 유세했는데 대선 후보가 서배너를 찾은 것은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의 2016년 대선 패배에서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던 북부 지역에서 소도시와 농촌 지역에 사는 백인 노동자 계층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돌아섰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이들 유권자를 소홀히 한 게 패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blueke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4 23:2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