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과기대 외국인 교수진 일부 복귀…팬데믹 이후 4년만

2 months ago 4
하채림 기자

태영호 "북, 지난달 말 비자 발급…교수진에 안전 보장 의미"

국경 재가동 후 서방 국적자 복귀 허용은 사실상 처음

2011년 평양과기대 수업 모습

2011년 평양과기대 수업 모습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duckhwa@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북한 유일의 국제 사립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의 외국인 교수진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을 떠난 지 4년만에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등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평양과기대 교수진 일부가 북한에 입국했다.

태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달 말 제네바쪽 소식통을 통해 북한이 평양과기대 교수진에 입국 비자를 발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비자 발급 인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평양과기대는 2010년 남측 민간단체와 북한 교육성이 합작해 북한에 개교한 이공계 특화 국제 사립대학이다. 교수진은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해 주로 미국·유럽 국적자로 구성됐으며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다른 외국인들과 함께 평양과기대 교수진도 모두 북한을 떠났다. 그동안 학사 일정은 온라인 화상수업으로 진행돼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

교수진은 올해 3월 학기를 앞두고 북한 당국에 비자를 신청했으나 받지 못하다가 지난달 말 일부가 입국 허락을 받았다고 태 사무처장은 전했다.

그는 "북한당국이 비자를 내줬다는 것은 외국인 교수진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라고, 북한 체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소식통은 "비자를 받은 평양 과기대 교수진이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북한이 작년 하반기 국경을 제한적으로 개방한 후 서방 국적 외국인에게 상주 비자를 내준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현재까지 서방 공관이나 국제기구는 북한에 복귀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2월 말 영국과 독일 등 북한에 공관을 둔 유럽 국가의 대표단이 방북했으나 이는 공관 재가동에 필요한 '기술적 점검'을 위한 일시적 방문이었다.

평양과기대의 지난 2011년 영어수업 모습

평양과기대의 지난 2011년 영어수업 모습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duckhwa@yna.co.kr

최근 북한이 비(非)사회주의권에 대해서도 조금씩 문을 여는 동향이 감지된다.

지난달 27일에는 일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계열 조선대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방북했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주(駐)북 스웨덴 대사관 재가동도 잠정 결정된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했다.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최선희 외무상 참석이 조율 중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왔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서방을 향해서 조금씩 접점을 만들려는 동향이 보인다"며 "11월 미국 대선 이후 협상 국면이 전개될 때를 대비한 움직임일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tr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2 05: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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