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일부 시장 친인척 소유 의혹 제기…시 "권역별 파크골프장 조성계획 따른 것"
(통영=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경남 통영시가 최근 사업 추진을 철회한 산양지구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과 관련해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해당 부지를 두고 통영시장의 친인척 소유 의혹을 제기하며 졸속 추진 배경을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통영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9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영시는 사업 졸속 추진 배경과 함께 천영기 시장의 친인척 소유 부지가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 것을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한 '산양지구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편입 토지 취득 관리계획안 취득 대상 재산목록'에 따르면 시는 산양읍 삼덕리 일대 사유지 4만7천643㎡를 매입하기로 했었다.
취득 예정 가격은 3.3㎡당 평균 59만2천500원으로 총 85억6천600만원이다.
이는 3.3㎡당 평균 11만8천500원, 총 17억1천300만원인 공시지가의 5배에 달한다.
예산은 전액 시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중 가장 큰 4천287㎡ 필지 소유자가 천 시장의 이종사촌인 것으로 파악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졸속으로 추진한 과정에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지역 내 후보지 10곳을 대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 타당성 조사를 했다.
당시 산양지구는 검토 대상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 5월 삼덕리 일대 편입 토지 소유자를 상대로 매매 의사 파악에 나서 3개월 뒤인 지난달 시비 116억원을 들여 36홀짜리 파크골프장을 만들기로 했다.
타당성 검토나 기본계획 수립 등의 절차는 시의회의 공유재산 심의를 통과하면 추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수년, 수개월에 걸쳐 계획을 세우고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하지만 시는 약 3개월 전에 산양지구에 대한 사업을 추진했다"며 "급할 게 없는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 이유가 무엇이며, 천 시장은 사업 대상지 일부 필지가 친인척 소유인 것을 알았는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통영시는 빠르게 추진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업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당초 후보지 10곳을 검토했지만, 용도와 활용 가능성 등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통영 내 권역별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려는 당초 계획에 따라 산양지구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시지가를 높게 책정한 것과 천 시장 친인척 소유 부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사업 계획을 잡을 때 통상 토지 매매가의 3∼4배 정도를 잡으며 최근 인근 토지가 공시지가보다 5개 높게 거래된 사례가 있었다"며 "시장 친인척은 전체 30개 사업 필지 중 1필지를 갖고 있으며 오히려 이 부지를 제외했다면 준공 후 토지 가치가 더 올라 또 다른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lj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9 18: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