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근로자 사망사고를 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위반 충북지역 '1호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제조업체 대표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권노을 판사는 10일 중처법 위반(산업재해 치사) 혐의로 기소된 플라스틱 기계 제조업체 대표이사 A씨에게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원청 업체 공장장 등 3명은 금고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22년 2월 24일 해당 업체에선 하청업체 70대 근로자가 기계를 수리하던 중 머리가 설비에 끼여 숨졌다.
피해자는 함께 근무하던 다른 하청업체 근로자가 작업하는 도중 제어기 스위치를 잘못 눌러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중처법이 시행된 지 약 2개월 뒤에 발생한 것으로 도내에서 중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다.
재판과정에서 A씨 등은 안전 조치 의무를 이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위험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권 판사는 "작업 착수 전 유해 위험 요인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데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해보면 위험성이 간략하게 기재된 것 외에 실제로 평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근로자들의 의견이 반영됐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제출되지 않았다"며 "또 업체가 안전보건 총괄관리 조직을 구성하긴 했으나 조직원 중 1명만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등 법령에 따른 전담 조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각자 주어진 안전 확보 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켰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한 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작업 과정에서 안전 의무를 이행하는 등 안전 확보에 힘을 쓴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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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11: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