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임단협 합의 실패…조선업계 '추투' 장기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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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난항…조선업 노조 줄줄이 파업

추석 연휴 이후 파업·투쟁 수위 높일 듯

삼성重은 임단협 타결…유일하게 파업 피해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14년 만에 '슈퍼사이클'(대호황)을 맞은 조선업계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추석 이전 갈등을 매듭짓는 데 실패했다. 노조가 줄줄이 파업에 나서며 추석 이후에도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오후 거제시 옥포사거리에서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8일 1차 공동 파업에 나선 이후 두 번째 단체 행동이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조선노연은 지난 11일에도 전 조합원이 4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임단협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25차례가 넘는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 측은 지난주 사측이 내놓은 첫 제시안에 대해서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 ▲성과금 산출기준 변경 ▲정년연장 ▲명절귀향비 200만원 증액 등의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한 상황이다.

한편 한화오션 노조는 성과급 차원에서의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지급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회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RSU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기업이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는 주식을 주는 제도다.

당초 2023년 경영 실적에 따라 RSU 300%를 지급한다고 합의했으나, 한화오션이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RSU 지급이 무산됐다. 노조는 예정대로 RSU를 지급하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노사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조선노연은 추석 전까지 사측 대응에 따라 추후 파업·투쟁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추석 이전까지 임단협과 관련한 노사 간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며 추석 이후로 갈등이 이어지게 됐다.

지난해 조선업이 14년 만에 슈퍼사이클에 진입했지만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나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는 납기 지연 시 하루 단위로 계약 금액의 일정 비율을 지체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해 건조 차질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면서 생산 차질 사태를 겪었다. 당시 파업으로 입은 피해는 납기 지연금을 포함해 약 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제시안은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제시안으로 조합원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꿨다"며 "추석을 지나고도 교섭이 지지부진하면 전면투쟁으로 투쟁의 수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국내 대형 조선3사 중 유잃게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파업 피해는 피했다.  

지난 12일 삼성중공업 노사협의체는 ▲정기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금 12만1526원 인상 ▲격려금 300만원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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