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10년 만에 5권 추가 출간해 10권 마무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국내 셰익스피어 권위자인 최종철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전작(全作)을 번역한 '셰익스피어 전집'(전 10권)이 완간됐다.
도서출판 민음사는 최 교수가 셰익스피어 전집의 운문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민음사가 전집 시리즈를 선보인 지 10년 만이며, 최 교수가 1993년 '맥베스'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의 운문 번역 작업에 매진한 지 30여년 만이다.
민음사는 2014년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 탄생 450주년을 맞아 전체 10권으로 구성된 '셰익스피어 전집'을 기획했다. 그해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4대 희극, 소네트 등으로 이뤄진 다섯 권을 출간했으며 10년 만에 문제적 비극과 로맨스, 사극 작품 등을 수록한 다섯 권을 추가로 내놓았다.
전집 10권은 4대 비극을 포함한 비극 10편, 희극 13편, 역사극과 로맨스 외 15편, 시 3편, 소네트 154편 등 총 5천824쪽에 이른다.
이번에 출간된 5권은 '셰익스피어 전집 2-희극 Ⅱ', '셰익스피어 전집 3-희극 Ⅲ', '셰익스피어 전집 6-비극·로맨스', '셰익스피어 전집 8-사극 Ⅰ', '셰익스피어 전집 9-사극 Ⅱ'다.
2권에는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4편, 3권에는 '헛소문에 큰 소동' 등 4편, 6권에는 '티투스 안드로니쿠스' 등 6편, 8권에는 '헨리 6세 1부' 등 4편, 9권에는 '헨리 5세' 등 4편이 수록됐다.
셰익스피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 중 한명이지만, 원전의 운문 형식을 살려 번역한 것은 최 교수가 처음이라고 민음사는 설명했다.
셰익스피어 대표작인 '햄릿'과 '리어 왕'은 75%, '오셀로'는 80%, '맥베스'는 무려 95%가 운문 형식의 대사로 이뤄져 있다.
최 교수는 운문 번역을 위해 셰익스피어의 '약강 오보격(약강 음절이 시 한 줄에 연속적으로 다섯 번 나타나는 것) 무운시'라는 형식을 우리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에 적용해 한국말로 리듬감 있게 읽히도록 했다.
최 교수는 "사람이 한 번의 호흡으로 한 줄의 시에서 가장 편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음(의미)의 전달 양은 영어와 한국어가 별로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우리말의 자수율로 영어의 리듬을 대체할 수 있었고, 우리말 시 한 줄의 자수 제한 안에서 원문의 뜻 또한 최대한 정확하게 담을 수 있었다"며 "소리 내어 읽어 보면 그 리듬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10: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