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 거론에 일각서 "논란 소지" 지적…시 "다각도 검토 중"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시가 먹거리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 신설을 백지화한 가운데 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수십억원을 들여 이미 매입한 부지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5일 창원시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센터 건립을 위해 사업 계획 초기 단계이던 2021년 12월 말 경남도교육청으로부터 마산합포구 하북초등학교 진북분교 폐교 부지 9천739㎡를 시비 23억3천만원 상당을 들여 매입했다.
매입 계약은 '교육용 시설 및 공공용으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계약 체결일로부터 10년 이내에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양도 및 매매가 불가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는 이후 3년 동안 해당 부지에 센터를 새로 건립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하는 등 계획을 구체화하다가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센터 공사는 터파기 작업 시작 후 며칠 되지 않아 돌연 중단됐다.
시가 센터 운영과 관련된 용역 최종보고서를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센터 신설에 따른 운영비가 20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 상당으로 파악되는 등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지난 6월 시청 실국장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시정조정위원회에서 센터 신설 백지화와 관련해 심의를 진행해 센터 건립을 없던 일로 결정했다.
대신 기존 시설을 활용해 센터 기능과 역할을 해나가기로 하고, 시는 지난달 30일 농업기술센터 내 공간에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사무실을 개소했다.
시는 이같은 형태로도 센터가 학교급식에 지역 농산물을 공급하는 등의 제 역할을 다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남은 문제는 시가 당초 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23억원을 들여 사놓은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다.
시 농업기술센터 측은 앞서 열린 시정조정위에서 마산합포구 내 건립을 추진하는 6홀짜리 파크골프장을 당초 예정 부지가 아닌 폐교 부지로 옮겨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센터 건립 무산에 따른 수억원의 매몰 비용 발생 등을 비판한 문순규 창원시의원은 시의 이러한 부지 활용방안 검토에 대해 "계약상 부지를 교육용·공공용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학교급식을 통해 아이들 교육·건강을 챙기는 시설이지만, 파크골프는 교육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파크골프장을 짓는다고 했다면 교육청에서 쉽게 승인을 해줬겠느냐"며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시정조정위에서 관련 발언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확정된 사항은 아니라며 현재 부지 활용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마산합포구 파크골프장 건립 장소를 폐교 부지로 옮기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그런 주민 의견이 있다는 것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폐교 부지 활용 용도는 교육적이고 공공적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며 "부지를 오래 놀리게 되면 그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만큼 법적인 내용과 절차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s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4: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