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연구원 분석…'5년 후 경제상황 나빠질 것' 61% 달해
'목돈 필요할 때 도움줄 사람 없다' 53%…"질병 및 노후 지원 대책 시급"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도심 '쪽방촌'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은 그렇지 않은 일반 집단에 비해 현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비율이 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작년 11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도심 주거취약계층(쪽방촌 주민) 조사 결과를 같은 해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7일 연구원에 따르면 쪽방촌 주민 중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안정적이지 않다고 본 비율은 75.0%였다. 이는 일반 집단(24.8%)에 비해 3배 더 높았다.
'5년 후 경제상황'을 두고도 쪽방촌 주민 61.0%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일반 집단에서는 17.3%에 그쳤다.
도심 주거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도'도 일반 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목돈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사람 없다'고 답한 비율은 쪽방촌 주민 53.0%, 일반 집단 20.2%로 격차를 보였다. '몸이 아플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는 물음에도 쪽방촌 주민은 25.0%가 그렇다고 했으나 일반 집단은 4.5%에 불과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를 가장 낮은 경우 1점, 가장 높은 경우 4점까지 나타낸 결과 쪽방촌 주민 평균은 2.55점이었다. 일반 집단은 1.76 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소외감'의 경우도 쪽방촌 주민은 2.09 점으로 일반 집단 1.60 점보다 높았다.
'행복도'를 보면 도심취약계층은 10점 만점에 평균 5.23점, 일반 집단은 6.68점을 나타냈다. '만족도'도 각각 4.95점, 6.41점으로 일반 집단에서 높았다.
다만 매우 행복하거나, 매우 만족하다고 답한 비율은 쪽방촌 주민이 각각 8.0%, 7.0%로 일반 집단 1.2%, 0.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집단 간 소통에 관한 인식을 보면 일반 집단은 가족이나 직장동료 간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이 각각 91.7%, 70.3%였다. 이에 반해 도심취약계층은 49%, 28.0%에 그쳐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반면 쪽방촌 주민은 '이웃 간 소통이 잘 된다'는 비율이 62%로, 일반 집단 43.5%보다 높았다.
연구원은 "쪽방촌에 거주하는 인구가 대부분 1인 가구로 구성된 고령인구임을 고려하면 쪽방촌 고령인구의 질병 및 노후 지원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단단히 형성된 도심 주거취약계층 내부의 지지체계를 공고히 하고, 단절된 외부와 소통을 회복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쪽방촌 주민 조사는 서울(영등포·서울역·돈의동·남대문·동대문), 부산(진구·동구), 대구, 인천, 대전 등 쪽방촌이 있는 10개 지역의 만 19세 이상 쪽방 거주자를 대상으로 가구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eddi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7 06:0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