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인정 안 돼…재판부 "몸싸움 중 다친 것으로 보여"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음식점 양도 과정에서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은 지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특수상해 혐의만 인정돼 중형을 피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68)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택가에서 B(51)씨의 손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범행을 말리는 B씨 연인(53)의 손을 깨물어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A씨는 범행 이전에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B씨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금액을 두고 여러 차례 다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재판은 A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의 인정 여부가 쟁점이었다.
검찰은 A씨가 미리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범행 당시 흉기를 날 끝이 아래로 향하게 쥐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위협 목적으로 흉기를 소지했던 것은 맞지만,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찌를 의도는 없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 현장을 비춘 폐쇄회로(CC)TV와 관련자 진술, 피해자의 부상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A씨 측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CCTV를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엎치락뒤치락 몸싸움하다가 피고인이 흉기를 빼앗기는 장면이 확인된다"며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도 모두 손에 집중돼 있는데, 이는 몸싸움 중에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흉기를 빼앗기고 이를 되찾으려 하거나 다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부연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의 증거 판단이나 사실인정이 비합리적이라거나 경험칙에 어긋난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살인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jay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5 07: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