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탐라빈흥록·동국팔도대총도 등 124점 기증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조선후기 제주 출신 유학자 변경붕(邊景鵬)의 후손으로부터 귀중한 고문서와 고문헌 등 124점을 기증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 문중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이 자료들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제주의 사회·경제상과 유학자의 삶을 조명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기증된 자료는 변경붕의 6대손인 변해기씨(원주변씨제주도종친회 신도파회장)가 보관해 오던 것이다.
문중에서는 올해 민속자연사박물관 개관 40주년을 기념하고, 앞으로 조성될 예정인 가칭 제주역사관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종회(宗會)의 결정을 거쳐 자료들을 기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증 자료 중 상당수는 조선후기 성균관 전적, 대정현감, 만경현령, 사헌부 장령, 이조 참의 등 내외관직을 두루 거친 변경붕과 관련한 자료가 다수 차지한다.
기증 자료에는 1794년(정조 18) 정조가 제주도에서 시행한 과거시험에서 변경붕이 논(論) 부문 수석을 차지한 내용을 담은 '탐라빈흥록'(耽羅賓興錄)이 있다. 이 책에는 당시 급제자 명단과 과문(科文)이 함께 수록돼 있다.
그 외 변경붕의 시권(試券, 과거시험 답안지), 홍패(紅牌, 문과급제 교지), 고신(告身, 관직 임명장), 차첩(差帖, 녹봉이 정해지지 않은 관직자를 임명하면서 내린 임명장), 개인 문집 등도 있다.
특히 제주도에서 처음 확인된 조선후기 제작 '동국팔도대총도'(東國八道大摠圖)와 유사한 지도책도 포함돼 학술적 가치를 더한다.
기증증서 수여식에 참석한 문중의 변해기, 변창구, 변택춘 씨는 "박물관 기증을 통해 훼손과 도난의 위험에서 벗어나 문중 자료들을 안전하게 보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 자료들이 전시와 연구에 적극 활용돼 원주변씨 후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지난 2023년 8월 제주학(濟州學) 가치 확산을 위해 제주학연구센터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협업을 통해 올해 말까지 해당 기증자료들의 탈초·번역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bjc@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0: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