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체들 "유아 학습권 침해·안전사고 우려…공립 붕괴 초래"
전북교육청 "경영난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을 뿐…개선 검토"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에 학급당 정원을 공립보다 대폭 늘려주는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교사노조, 전북교총, 전교조 전북지부, 전북유아교육연대는 11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교육청이 공립유치원의 학급당 정원은 연령대별로 14∼18명으로 정한 데 반해 사립유치원은 최대 18∼27명까지 허용하고 있다"며 "이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정원 27명은 공립유치원보다 최대 9명이나 많은 것이고, 초등학교보다도 많은 수준"이라면서 "이런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는 유아의 학습권을 온전히 보장할 수 없고, 안전사고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생 시대를 맞아 사립유치원에 대한 이런 특혜는 공립유치원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공립과 사립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전북교육청은 사립유치원에 교직원 인건비와 학급 운영비, 급식비 등을 지원하는 등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있다"며 "이런 특혜를 지속해서 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한적이었던 과거의 기준이 크게 바뀌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설명한 뒤 "(무상교육이 실현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보통합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여서 미뤄온 측면도 있었다"면서 "현재로서는 유보통합 논의가 장기화하는 만큼 기준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전북의 사립유치원 학급당 정원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며 특혜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doin10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4: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