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의대·2개 병원 설립안에 관심…원거리 실습·소통 등 우려
(순천=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전남도가 추진 중인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설명회가 10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렸다.
그동안 전남도가 주도한 의대 설립 방식(공모)에 반대하며 설명회에 불참해온 순천대에서 열린 첫 의견 수렴 자리였다.
전남도 의대 신설 용역 수행기관인 AT커니코리아가 주관한 설명회에는 순천대 교직원, 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의대 신설 추진 과정에서 순천대 등의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우려했다.
의생명과학과의 한 교수는 "2천명 (여론조사를) 했는데, 도민 전체 의견을 대표한 것인지 우려된다"며 "공청회 몇 번 하고, 대학(순천대) 의견 수렴 없이 서둘러 결정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한 직원은 "순천대와 목포대 참여와 협의 없이 결정하는 게 타당하느냐"며 "향후 일정을 조정(연기)해서라도 200만 도민과 소통하고 관련 대학과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생명과학과의 다른 교수도 "선정 기준에는 인구 밀도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해야 하는데 단기간에 할 수 있는지, 또 그렇게 선정된 결과에 승복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용역사 관계자는 "목포대나 순천대에서 여러 의견을 주면 설립방식 선정위원회에 전달하고 검토해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공청회, 여론조사, 인터뷰 등을 진행하면서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 신설 문제는 하겠다고 나서는 대학이나 지역 주민 염원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면서 "(정부에서 의견 수렴해주면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 기회에 못 하면 더 어렵다. 시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전남도 공모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설명회에서는 용역사가 제시한 1개 의대, 2개 대학병원 설립 방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간호학과의 한 교수는 "의대와 대학병원 분리 운영은 현실성이 없다"며 "순천과 목포가 150㎞ 떨어져 있는데 원거리 실습이나 소통 불균형 등 어려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의생명과학과의 한 교수는 "하나는 상급에 준하는 병원이고 다른 하나는 수련 병원이다"며 "고등교육법과 의료법이 상충하는 부분도 있는데, 이 부분 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T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용역기관)은 설명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검토해 12일 전남 의대 신설 방식을 발표할 예정이다.
cbebo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17: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