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회 충북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폐막…내년 대회는 강원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엄마, 나 상금 1천200만원 벌었다"
충북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컴퓨터 프로그래밍 직종 결과가 발표되자 우승자로 호명된 박재민(24·충남) 씨는 양손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웃었지만, 자폐성 장애 아들의 노력을 아는 박씨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박씨를 포함해 40개 직종에서 전국 17개 시·도 대표선수 432명이 출전한 제4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4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6일 폐막했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딛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메달을 거머쥔 선수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어린 시절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은 박재민 씨의 경우 서산장애인복지관에서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후 빠른 속도로 여러 프로그램을 익혔고 복지관 선생님의 권유로 대회에 출전했다.
자폐 장애인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직종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이 직종 심사장인 김영 씨는 자폐 장애인의 특징인 반복적 말투를 지닌 박씨를 보고 '어떻게 지방대회에서 입상했을까'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금 얘기를 나눠보자 박씨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있어 놀랐고, 결국 우승까지 하는 것을 보고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심사장인 나조차 장애에 대한 편견이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역시 자폐성 장애가 있는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 신무진(16·전남)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2∼3시간씩 연습한 끝에 데이터입력 직종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순천선혜학교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신씨는 "끈기와 노력,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느꼈고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며 다른 종목으로 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으로 현재 화천정보산업고 전기과 교사인 김신석(46·강원) 씨는 "그 누구에게라도 인생 자체가 도전"이라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제자들에게 도전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교육"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입상자에게는 정규직종 기준 금상 1천200만원 등의 상금과 함께 2년간 해당 직종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필기·실기시험 면제 혜택, 제11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자격도 주어진다.
내년 제42회 대회는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열린다.
mihy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6 1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