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문제 생겨도 은행에 책임 물을 생각 추호도 없다"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 관리 방향에 있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전체적인 맥락에서 같은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6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마치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이복현 금감원장과 (가계대출 관리 방향에 있어) 인식 차이는 없다. 말이 '어'다르고 '아'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달 25일 "대출금리 인상은 손쉬운 선택이다. 은행권에 세게 개입하겠다"고 밝힌 뒤 은행들이 대출 공급을 조이자 지난 4일 브리핑에선 이에 따른 실수요자 피해를 지적하면서 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금융위는 이와 달리 은행의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강조, 금융위·금감원 간 메시지가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김 위원장은 "이 원장과의 메시지 충돌·혼선으로 보일 수 있어 정리하는 취지에서 (브리핑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개별 회사·차주 상황에 맞게 가계대출을 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이 은행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란 비판에 대해서는 "은행에 책임을 물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일문일답.
-- 가계부채 급증 시 투입할 추가 수단은 뭐가 있나.
▲ 기존에 거론된 대책을 다 포함에 모든 옵션을 다 올려놨다. 기본적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그러니까 상환 능력에 맞춰서 대출받아야 한다는 기조를 확대하고 내실화한다는 방향으로 그렇게 대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 대출도 어느 부분이 집중적으로 느는 부분이 있을 테니까 거기에 맞춰서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치하겠다.
-- 지난 4일 이복현 원장은 가계대출 관리가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 부담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 이 원장 발언은 은행이 실수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아무래도 현장에서 관리하다보면 있을텐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은행 차원에서도 관리나 고려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해했다.
단편적으로 보면 어느 부분이 강조되는지에 따라 메시지가 충돌되거나 혼선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금감원장이 말한 거나, 제가 말한 거나, 저와 금감원에서 인식하는 것은 차이가 없다.
--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자율적 관리를 강조했는데 이 원장은 개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해 조금 다르다. 지금 발표된 입장은 F4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인가.
▲ 이 원장도 F4회의에서 이번 브리핑 내용에 동의했다.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서 가계부채를 엄정하게 타이트하게 관리를 강화해야겠다고 한 것도, 금융당국이 이에 따라 조처하는 부분도 넓은 의미의 시장 개입이다. 시장개입이라는 용어보다는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거라고 하고 싶다. 이는 정부나 감독당국의 책무다. 그 과정에서 은행의 개별적인 행위에 대해서 어디까지 우리가 관여할 거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은행이 꼭 필요하지 않은 수요부터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자체적으로 자율적으로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할 수 있겠다고 본다. 이에 따라 시장에 대한 개입을 최소화하고 있다.
-- 향후에는 금융당국의 목소리가 좀 한 채널로 통일돼서 나올 수 있나.
▲ 한 군데만 얘기하라는 건가. 기관이 각자 또 할 일이 있는데 "너는 말하지 마. 우리가 다 말할 거야"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나. 앞으로 관련 메시지를 내는 데 있어서 지금 밝힌 기조하에서 나가도록 조율을 할 것이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좀 평가해 줬으면 한다. 오늘 밝힌 기조하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조율해서 그렇게 메시지도 내고 관리도 해 나가겠다.
-- 가계부채가 이렇게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정책금융상품 공급 확대가 꼽히는데, 금융당국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은행 자율적으로 하라는 것은 당국 책임을 은행에 전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닌가.
▲ 올해 4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에서 정책자금 비중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최근에 금리를 높였고,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상황이 바뀌었지만,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게 문제 아닌가. 가계대출 관련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은행에 책임을 물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 가계대출 증가세 현황은.
▲ 6∼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계약이 늘면서 8월 가계대출은 많이 증가했다. 9월은 정부, 은행 노력으로 8월보다 증가세가 둔화하지 않을까 싶다.
--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연기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 스트레스 DSR 2단계 연기는 소상공인 채무 부담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고려해 그 당시 가장 바람직한 정책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스트레스 2단계 시행 이후 은행이 투기적 수요를 줄이고 있어서 둘을 합치면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정책 기조가 이어지나.
▲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향 안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상성장률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낮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으로 올해, 내년, 내후년에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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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6 13:4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