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석방 대가', 제거 입장서 변화 주목…하마스 반응은 아직 확인 안돼
"이-하마스 강경 대치 속 미 백악관, 새 휴전안 제시 회의론"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이견으로 가자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 타결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이스라엘에서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에게 인질 석방 대가로 안전한 가자지구 탈출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이스라엘 정부 내 인질 대응 조정업무 책임자인 갈 허쉬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신와르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와 함께하기를 원하는 모두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허쉬는 이어 "우리는 인질의 귀환과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온건화와 함께 가자지구를 통치할 새로운 시스템도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루 반나절 전에 신와르의 안전한 가자지구 탈출을 제안했다고 설명했지만, 지금까지 하마스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절했다.
또 하마스의 인질 석방 대가의 일부로 자국 교도소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진행되어온 휴전 협상 전망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가운데 새로운 해법의 하나로 이런 제안을 하게 됐다면서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이 이스라엘에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했지만, 하마스는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특수부대 사령관으로 2006년 헤즈볼라와의 레바논 전쟁에 참전했던 허쉬는 가자전쟁 발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8일 이스라엘 정부내 인질 대응 업무 조정관으로 임명됐다.
이스라엘에서는 그동안 몇차례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하마스 지도자들의 안전한 가자지구 탈출을 보장하는 방안이 언급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5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그런 아이디어가 있으며 항상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항복하는 것이다. 그들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전쟁은 끝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을 겨냥한 기습공격 설계자인 신와르에 대해선 제거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이번 제안이 코너에 몰린 이스라엘의 태도 변화라는 차원에서 휴전 협상 교착 국면의 돌파구가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쉬는 이어 11개월째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 신와르의 안전한 가자 탈출을 보장 이외에도 여러 인질 귀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남부 기습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신와르는 가자 전쟁 발발후 행방이 묘연하다. 이스라엘은 그가 지하 터널에 은신해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월 하마스 지하 터널에서 신와르가 가족과 함께 탈출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했다며 이를 공개한 바 있다.
허쉬는 이와 함께 최근 가자지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6명의 인질을 살해한 하마스 대원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뮌헨과 같은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뮌헨은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선수촌 내 이스라엘 대표팀 숙소를 기습 점거하고 선수 등 11명을 살해한 팔레스타인 무장 테러단체 '검은 9월단' 사건과 관련,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테러 지시자를 표적 암살한 것을 뜻한다.
미국은 지난 5월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이스라엘 측의 3단계 휴전안을 기초로 카타르, 이집트와 함께 휴전을 성사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해왔다.
그러나 협상은 가자-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 이스라엘군 병력 유지 문제와 6주간의 1단계 휴전 국면에서 실행할 인질 및 수감자 교환 등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 이견으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 문제들에 대해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 백악관에서도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하는 것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고 미국 매체들이 전했다.
meolaki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09: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