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나눠먹기 문화 팽배…보험사 인수 협의 안 돼"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앞다퉈 가계대출 억제 방침을 내놓으면서 혼란이 빚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은행장들과 만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석 전 빠른 시일 내에 은행장 간담회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은행마다 상품 운영이 들쭉날쭉한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도 가계대출 급증 추세를 잡기 어렵다"면서 "최근의 (은행권 개입은) 피치 못한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순증액이 9조5천억원 증가하는 등 가계대출 급증세는 금리를 50∼100bp(1bp=0.01%포인트) 인상해도 잡을 수 없다"라며 "가계대출 관리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 관리'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은행의 다주택자 대출 제한으로 인해 부동산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는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부작용이 있고, 특정 지역 부동산으로 쏠릴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이 불거진 우리금융지주·은행에 대해서도 작심 비판을 내놨다.
이 원장은 "친인척 부당 대출 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방식을 보면 끼리끼리,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했다. 조직의 개혁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라며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의 매니지먼트(경영진의) 책임이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동양생명보험·ABL생명보험 인수 건에 대해서도 "당국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보사 인수가 영업 확장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보험사) 위험 관리가 은행과 다른 면이 있다"며 "리스크 요인에 대해 금융위·금감원과 소통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전 회장 부당대출과 보험사 인수 등) 리스크 요인으로 우리금융지주·은행에 정기검사를 앞당겨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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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4 14:4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