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재산명시 신청서 제출…"일본 정부, 한국 법원 판결 무시"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민사 승소 판결을 받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일본 정부의 소유 재산 목록을 확인하게 해 달라고 6일 법원에 신청한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들이 재산명시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일본 정부는 (손해배상) 판결을 이행하기는커녕 '국제법 위반', '한국 정부가 시정해야 한다' 등의 망언을 퍼부으며 배상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강제집행 신청의 전 단계로서 재산명시 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며 법적 책임 이행을 위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한국 정부에도 "피해자들의 정당한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재산명시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압류가 가능한 재산을 확인하기 위한 법적 절차다. 재산명시기일이 정해지면 강제집행 대상이 되는 재산과 일정 기간 내의 처분 상황을 명시한 재산 목록을 제출하고 법원에 출석해 내용이 진실하다고 선서해야 한다.
정의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승소 판결 이후 위안부 피해자 측 대리인들은 한국 법원의 최종 판결에 대한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 5월 23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 고이즈미 류지 법무상에게 판결문을 첨부해 국제특급우편(EMS)을 통해 통지서를 발송했다.
이는 나흘 뒤인 27일 최종 송달된 것이 확인됐으나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한국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정의연 측 입장이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33부(구회근 황성미 허익수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일본 정부에 청구 금액인 2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 정부가 상고 기한까지 상고장을 내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2yulri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6 09: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