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활짝 열린 문…그곳서 바라본 지구 "완벽한 세상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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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억만장자, 민간인 최초 우주유영 성공…'출입구 개방'에 생중계 스페이스X, 환호성

우주선 밖으로 새까만 우주와 밝게 빛나는 푸른 지구 펼쳐져…몸 '두둥실' 뜨기도

"첫 광경 꽤 좋다" 소감…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도 우주선 밖으로

우주유영 나선 재러드 아이작먼

우주유영 나선 재러드 아이작먼

[스페이스X 중계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항공기 조종사인 재러드 아이작먼(41)이 머리 위에 달린 원형 출입구를 몸쪽으로 당기자 우주로 나가는 문이 활짝 열렸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12일 오전 6시 45분께, 우주로부터 "출입구 개방(Hatch Open)"이라는 무전이 들려오자 지구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우주 유영에 나선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중계 장면에는 아이작먼의 무전을 통해서 "첫 광경은 꽤 좋다"(Initial view is pretty good)는 소감이 들려왔다.

우주유영 나선 새라 길리스

우주유영 나선 새라 길리스

[스페이스X 중계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스페이스X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현장 상황에 따르면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던'의 우주유영(EVA·우주선 외부 활동) 절차는 출입구가 열리기 30여분 전인 오전 6시 12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에 탄 아이작먼과 퇴역 공군 조종사 스콧 키드 포티, 스페이스X소속 여성 엔지니어 새라 길리스와 애너 메넌은 첫 민간인 우주유영을 앞두고 필요한 절차들을 침착하게 진행해 나갔다.

이들은 다소 긴장한 얼굴로 들려오는 무전에 집중하다가도 중간중간 서로 엄지를 세워 보이고 주먹을 맞부딪히면서 성공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곧이어 EVA가 시작됐다는 무전이 나오고 이들은 감압병을 막기 위해 혈액에서 질소를 제거하는 '사전 호흡'(prebreathe) 작업과 기내 압력을 우주와 맞추기 위해 낮추는 등의 절차를 거쳤다.

마침내 우주선 내 압력이 '0'으로 떨어지자 첫 주자인 아이작먼은 출입구에 달린 잠금 장치를 돌려 잠금을 풀고 출입구 손잡이를 몸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겨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는 순간은 중계 화면에 잡히지 않았지만, 이후 무전을 통해 출입구가 열리고 첫 주자인 아이작먼이 우주선 밖으로 성공적으로 나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곧이어 공개된 아이작먼의 헬멧캠(헬멧에 달린 카메라)을 통해 중계된 영상에는 그가 활짝 열린 출입구 밖으로 한발씩 올라가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우주유영 나선 재러드 아이작먼

우주유영 나선 재러드 아이작먼

[스페이스X 중계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선 밖으로 완전히 몸을 내민 그의 눈앞에는 새까만 우주와 밝게 빛나는 푸른 지구가 펼쳐졌다.

아이작먼은 무전으로 "지구에 있을 때 우리는 할 일이 많지만, 여기서는 마치 완벽한 세상처럼 보인다"고 민간인 최초로 우주선 밖에서 지구를 바라본 소감을 전했다.

스페이스X가 새로 개발한 EVA 전용 우주복을 입은 아이작먼은 우주선 외부에 부착된 손잡이를 잡고 약 730㎞ 고도에서 시속 2만5천∼2만6천㎞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 위에 매달려 10여분간 우주유영을 즐겼다.

대부분 시간 동안 손잡이를 잘 잡고 있었지만 때로 몸을 살짝씩 위로 띄워 몸이 두둥실 뜨는 무중력 상태를 체감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한 손으로만 손잡이을 잡고 다른 손은 자유롭게 흔들어 보이기도 했으며,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잡은 손을 바꾸면서 몸을 조금씩 돌리기도 했다.

아이작먼이 10여분간 유영을 마치고 우주선 내로 무사히 들어오자 이어 다음 주자인 길리스가 배턴을 이어받아 우주선 밖으로 나갔다.

길리스가 재럴드에 이어 우주선 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중계 화면에서는 다시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작먼과 길리스가 우주선 밖에 나가 있는 동안 나머지 두 명은 우주선 안에서 공기와 전력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우주캡슐 드래건 내부 모습

우주캡슐 드래건 내부 모습

[스페이스X 중계 화면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첫 민간인 우주유영에 성공한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는 아이작먼이 이끄는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다.

아이작먼과 스콧 키드 포티,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 2명 등 4명은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을 타고 지난 10일 지구를 출발해 닷새간 우주비행을 진행 중이다.

비행 사흘 차에 이뤄진 우주유영은 당초 미 동부 시간 12일 오전 2시 23분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미뤄져서 이날 오전 6시 12분께 시작됐다.

첫 민간인 우주유영에 성공한 이들은 우주 종간에서 36가지 연구와 실험을 수행하고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도 시도한 뒤 지구로 귀환한다.

wisefool@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2 21: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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