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사는데 주민센터로 과징금 발송한 구청…법원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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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체납고지서 '카톡' 받고 나서 인지

"주민센터, 생활 근거되는 곳 볼 수 없어"

[서울=뉴시스]해외 체류자에게 주민등록상 주소인 주민센터로 과징금 부과 문서를 보내놓고 SNS 메시지를 통해 체납고지서를 발송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해외 체류자에게 주민등록상 주소인 주민센터로 과징금 부과 문서를 보내놓고 SNS 메시지를 통해 체납고지서를 발송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해외 체류자에게 주민등록상 주소인 주민센터로 과징금 부과 문서를 보내놓고 SNS 메시지를 통해 체납고지서를 발송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판사 서경민)은 지난 7월19일 미국 하와이주에 거주하는 문모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소송 1심에서 피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영등포구청은 지난 2020년 7월 문씨에게 서울 영등포구 명의신탁등기와 관련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6219만2220원을 부과했다.

구청은 사건 처분 문서를 문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인 서울 성동구로 보냈다. 해당 주소는 응봉동 주민센터의 주소로, 원고의 해외체류신고에 따라 행정상 관리주소로 등록됐다. 문서는 주민센터 직원이 대신 수령했다.

문씨는 지난 2023년 8월 구청 직원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로 과징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600만원의 체납고지서 표지를 촬영·스캔한 사진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실제 영수인이 누구인지 파악해 원고 본인에게 직접 서류를 교부해야 할 법적의무는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의 해외체류신고와 행정상 관리주소의 등록 등을 통하여 원고가 해외체류자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원고의 해외 주소를 파악하여 해외 주소로의 송달 또는 이것이 곤란할 경우 공시송달의 방법 등을 통하여 송달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지방세기본법 제28조에서 서류의 송달 장소로 정한 주소는 생활의 근거되는 곳, 생활관계의 중심적 장소"라며 "해외체류라는 사유 자체로도 응봉동 주민센터를 원고의 주소, 즉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SNS를 통한 과징금 납부 공지에 대해선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신청에 따른 적법한 전자송달의 방법으로 고지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부과한 6219만2220원의 과징금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라고 주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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