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은 한숨…"명절인데도 평소보다 동태 한마리 더 파는 정도"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환급받고 억수로 땡잡은 느낌입니더."
11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서문시장.
시장은 평일임에도 장을 보러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추석 대목을 사흘 앞둔 '대목장'의 분위기는 없었다.
장을 보러온 시민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어물전 상인들은 분주히 생선을 손질했지만, 가격을 물어보고 등을 돌리는 시민들이 많았다.
장을 보러 온 이정민(78) 씨는 "서문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이렇게 조용하긴 처음"이라며 "매년 명절마다 시장에 오지만, 이렇게 쉽게 차가 들어오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40년째 서문시장서 생선을 팔아온 김희분(81) 씨는 "장사가 안된다. 곧 명절인데도 평소보다 동태 한 마리 더 파는 정도"라며 "요즘엔 제사도 안 지내니 조기도 안 사고, 예전보다 반의반도 못 하다"고 말했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이중화(55) 씨는 "온누리상품권 행사하는 것 외에는 뜸하다"며 "지난 주말 큰 장이 섰을 때도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따닥따닥 붙은 어물전 상인들은 "정부가 안간힘을 썼는데도 장사가 잘 안된다", "물건이 빵빵 나가야 하는데…"라며 심정을 털어놨다.
상인들은 그나마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시장 곳곳에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추석 명절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전국 전통시장서 '추석맞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서문시장 한쪽에 마련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장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한손엔 장바구니를, 한손엔 영수증을 든 시민들이 환급받기 위해 긴 줄을 만들었다.
평일임에도 환급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린 탓에 최장 3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환급받고 나온 한 모(50) 씨는 "억수로 땡잡은 느낌"이라며 "나라에서 계속 이런 행사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2만원 환급받았다"며 "매년 서문시장에서 명절 음식을 구입하고 있는데, (상품권 환급행사가) 도움 많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물가는 나아졌다고 얘기들 하는데, 체감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그나마 온누리상품권 환급을 받아 놨다"고 말했다.
psi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1 14: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