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희 감독 "김고은·노상현 한 화면에 담은 것만으로도 흐뭇"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올해 상반기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 '파묘'에서 무당 화림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김고은이 솔직 발랄한 매력의 대학생으로 돌아온다.
그는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이언희 감독의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친구 흥수(노상현 분)와 함께 살게 된 재희를 연기했다.
"대본을 받고서 제작이 확정되기까지 2년 반을 기다린 작품이에요. 그만큼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거든요. 스토리가 얘기하듯이 전개되고 솔직담백한 점이 좋았어요."
김고은은 2일 서울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를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태생적 비밀을 숨기는 법에 통달한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김고은은 재희에 대해 "겉모습은 자유분방하고 사랑도 쉽게 할 것만 같지만,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사람"이라며 "자기 아픔을 숨기려 자유분방함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런 모든 모습이 공감됐다"고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박상영 작가가 2019년 내놓은 동명 소설집에 실린 '재희'를 원작으로 삼았다. 제39회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데 이어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도 오른 소설이다.
영화에선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로 얼굴을 알린 모델 출신 배우 노상현이 재희의 상대역 흥수를 소화하며 김고은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고은은 노상현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디서 이렇게 흥수 같은 사람을 찾았을까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노상현은 "흥수라는 인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냉소적인 면도 있지만, 잘 들여다보면 여리고 순수한 면도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 감독은 "김고은과 노상현 두 배우를 한 화면에 담은 것만으로도 흐뭇하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이 나오도록 시나리오를 쓸 걸 후회했다"며 웃었다.
원작 소설의 팬이라는 그는 자기만의 시선으로 재희의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이 영화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재희와 미래를 꿈꾸는 흥수가 스무살에 만나 사랑보다 진한 우정을 나누고 신나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른이 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성별부터 성격, 가치관까지 모든 것이 다른 두 사람이 '솔메이트'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배우 간의 호흡이 중요했다. 김고은과 노상현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클럽 장면을 준비차 '클럽 사전 답사'를 다니며 부쩍 가까워지게 됐다.
1990년생으로 김고은보다 한 살이 많은 노상현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첫 만남에선 어색했다"면서도 "촬영하는 동안 오랜 시간 붙어 있다 보니 확 친해졌다"고 돌아봤다.
김고은은 노상현에 대해 "친해지면 개구쟁이 미소가 나오면서 장난의 시동이 걸린다"며 "우리 둘이 만나면 스파크가 튀는 듯한 조화로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ramb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2 13:4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