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에 이어 종로5가서도 '땅 꺼짐'
기후온난화에 싱크홀 발생 가능성 커져
전문가들 "도로 불균형, 전조 현상 중 하나"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모래내고가차도 부근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현장에서 사고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2024.08.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서울에서 잇따라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기후온난화 현상으로 싱크홀의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싱크홀이 발생하기 전에는 전조 현상이 나타난다. 도로가 울퉁불퉁 해지거나 도로가 튀기는 현상 등이 발생하면 싱크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비가 오지 않았는데 도로가 젖었다면 싱크홀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에 싱크홀이 발생했다. 싱크홀은 가로 40㎝, 세로 40㎝, 깊이 1.5m로 측정됐다.
같은날 오전 11시57분에는 강남구 9호선 언주역 사거리 인근에서 도로가 침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인근 차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동부도로사업소가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연희동 성산로에서 대규모 싱크홀이 발생한지 이틀만에 관련 사고가 재차 나타났다. 연희동 싱크홀은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의 대규모 크기였다. 이로 인해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다음날에는 약 30m 떨어진 곳에서 추가 도로 침하가 발견됐다.
싱크홀은 땅속의 균열대를 채우던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빈공간이 생기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도심속 싱크홀의 경우, 지하수의 흐름이 바껴 유실이 생기거나 공사 중 상·하수도관 손상에 따른 누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주로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로 인해 지하수 유입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으며, 빗물이 내려가는 하수관이 낡아 누수량이 많아지면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후온난화도 싱크홀 발생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기후변화로 비가 많이 오면 지하수가 더 많이 움직여 싱크홀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또 무더위에 의한 가뭄으로 지하수가 내려가 버리면 넓은 지역의 지반 함몰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싱크홀이 발생하기 전 나타나는 전조 현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로가 울퉁불퉁 해지거나 일부가 깨지는 현상, 물이 솟아나거나, 비가 오지 않았는데 도로가 젖는 현상 등이다. 또 나무나 전봇대 등 도로 위 시설들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도 전조 현상 중 하나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연희동 싱크홀이 발생하기 전 도로가 부풀러 올라 그곳을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약 12분간 덜커덩 거렸다"면서 "짧은 시간에 정상적이어야 할 도로가 살짝 솟아올라 운행을 방해할 정도라면 전조현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싱크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돈이 들고 시간이 걸리지만 정책 의지만 있다면 예방 가능하다"면서 "예방 방법은 지표투과레이더(GPR)로 땅속을 수시로 조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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