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세계적인 현대미술품 컬렉터(수집가)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의 소장품이 서울에 왔다.
피노는 생로랑, 구찌 등 명품 브랜드가 속한 케링그룹의 창립자이자 미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소유주다. 포브스가 선정한 2024년 세계 부자 순위에서 54위에 오른 피노는 세계 현대 미술품 컬렉터 순위에서도 상위에 포함되는 유명 컬렉터이기도 하다. 피노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팔라초 그라시, 푼타 델라 도가나, 프랑스 파리에 부르스 드 코메르스 등 자신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술관 3곳을 소유하고 있다.
이달 4일 서울 청담동 송은에서 시작한 '컬렉션의 초상(Portrait of a Collection)전은 피노가 지난 50년 동안 수집한 1만여점의 현대 미술품 중 일부를 소개하는 전시다.
피노 컬렉션의 한국 전시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11년 역시 송은에서 열렸던 피노 컬렉션의 첫 한국 전시에서는 데이미언 허스트,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신디 셔먼 등 유명 작가 4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피노는 2011년 한국 전시 당시 "이번 전시에서는 소위 스타로 불리는 작가들을 선정했지만 다음에 한국에서 열게 될 전시에서는 덜 알려진 작가들을 선택함으로써 놀라움을 주고 싶다"고 했던 자기 말대로 이번 전시에서는 대중적으로는 조금 낯선 이름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일단 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기 시작하면 해당 작가의 작품을 방대하게 수집하며 작품 세계를 자세히 살피는 '동반자 관계'라는 피노 컬렉션의 수집 원칙을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를 기획한 캐롤라인 부르주아 피노 컬렉션 수석 큐레이터는 "피노 컬렉션은 한 작가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수십년간 동반해서 수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도 오랫동안 피노 컬렉션과 함께해온 작가들이다. 루돌프 스팅겔의 작품은 피노가 30여년 전부터 수집해 왔고 베트남 출신 덴마크 작가 얀 보는 2014년부터 피노 컬렉션과 함께하고 있다. 폴 타부레는 올해 27세인 젊은 작가로, 피노는 타부레가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22세 때 처음 그의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시는 파리의 부르스 드 코메르스가 2021년 개관할 당시 개관전에서 소개했던 작가들을 중심으로 22명 작가의 작품 64점을 선보인다. 마를렌 뒤마, 뤼크 튀망, 피터 도이그, 플로리안 크레버, 셰르 세르파스, 루돌프 스팅겔 등이 당시 전시에서 소개됐던 작가들이다.
아프리카계 미국 작가 데이비드 해먼스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아시아에 처음 소개된다. 주류 미술계로의 편입을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전략을 취해온 작가로 전시에서는 종이 드로잉부터 산업 재료와 비디오 등을 활용한 최근작까지 6점이 소개된다
한국 전시임을 고려해 최근 피노 컬렉션에 포함된 염지혜의 작품과 한국계 미국 작가 아니카 이의 회화 작품도 전시작에 포함됐다.
전시는 11월23일까지. 네이버에서 예약 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7278-5830 김민정 기자.
zitr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0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