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떼구름부터 비행운까지…변화무쌍한 구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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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호 기자

신간 '다 읽는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언덕에 올라가 있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언덕에 올라가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이른 아침 공원이나 산을 산책하는 건 건강에 좋은 일이다. 조금만 걸어도 몸에 생기가 돌며 피로가 가신다. 아침 산책의 이점은 거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기상과 관련한 다양한 물리적 현상도 관찰할 수 있다.

가령, 이른 아침 수목이 우거진 공원에 가면 '야곱의 사다리'를 볼 수 있다. 아침 시간 숲은 밤새 지표면에서 열이 빠져나가 지표 부근의 기온이 내려가는 방사 냉각이 이뤄진다. 여기에 식물이 수증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공기가 습해 안개가 자욱하게 낄 때가 많은데, 이때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한 물방울에 햇빛이 닿으며 빛의 경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야곱의 사다리'라 불리는 부채 햇살이다.

부채 햇살은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산에 올라가려는 사람은 그 아름다움에만 취해선 안 된다.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잘 살펴봐야 한다. 만약 구름의 형태가 삿갓 모양이거나 타원이나 잔물결이 일렁이는 모양을 보인다면 조만간 강풍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칠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노을

노을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인 아라키 켄타로가 쓴 '다 읽은 순간 하늘이 아름답게 보이는 구름 이야기'(윌북)는 구름과 하늘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소개한 과학책이다. 저자는 일상과 맞닿아 있는 날씨와 하늘 뒤에 숨겨진 아름답고 신비한 영역을 200여장의 사진과 함께 설명한다.

책에는 수많은 구름이 등장한다. 양들이 무리 지어 몰려가는 듯한 양떼구름처럼 비교적 쉽게 마주치곤 하는 구름부터 매끈한 모자를 쓴 것만 같은 두건 구름, 비행의 자취 비행운, 폭포에서 볼 수 있는 폭포운 등 다양하다.

비행운

비행운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구름이 형성되는 원리를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예컨대 비행운은 영하 20도 이하인 하늘에 섭씨 300~600도에 달하는 비행기 엔진 가스가 나오면서 생성된다. 고온의 공기가 급격히 냉각하면서 배기가스에 들어 있던 입자를 핵으로 삼아 얼음 구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된장국을 이용해 구름의 원리를 설명하고, '천공의 성 라퓨타' '도라에몽' 같은 애니메이션에 나온 구름을 조명하며, 비행기 좌석에 따라 달리 보이는 구름의 종류를 상세하게 풀이해준다. 이런 구름의 향연들이 책에는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구름에 대한 저자의 열정이다.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눈에 들어오는 풍경 중 아직도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미지의 현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설레서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김현정 옮김. 388쪽.

buff2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2 12: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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