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의원 "국회의원 지위 이용해 지방의원 압박·간섭" 직격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선거 결과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한 안수일 시의원이 "김기현 국회의원은 의장단 거취에 신경 끄시라"고 5일 직격했다.
안 의원은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일부터 100일간 대장정으로 정기국회가 개회했다"면서 "지속되는 의료 대란과 민생경제의 고통 등 국정 중심에 있는 국회의원이 다뤄야 할 현안은 차고 넘치며, 우리 울산도 내년 국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그런데 아직도 김기현 의원은 국정이나 울산 현안보다는 울산시의회 의장단 거취가 중요한가 보다"면서 "관심이 많아서인지, 애정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한가해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지만, 그래도 당 대표를 역임하신 5선 국회의원이라는 무게에 비하면 한없이 가벼운 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의장단 선거 때만 자신이 지원하는 사람이 어떤 자리를 차지할까를 반짝 궁금해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그린 그림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지방의원을 압박하며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하고 개입하는 구태는 너무 구리지 않으냐"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직무대리 체제로 안정을 되찾고 있고, 의장 선거 문제는 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며 "이제 시의회를 그만 흔들고,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에 따라 국정에 매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안 의원은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김 의원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측근 시의원을 의장단에 앉히고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안 의원은 지난 6월 25일 치러진 후반기 의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개표 과정에서 무효표가 유효표로 둔갑했다"라고 주장하며 의회사무처를 상대로 의장 선출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두 편으로 갈려 대립했고, 양측은 결국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도 갈등을 드러내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0일 "일련의 상황으로 시민께 큰 불편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hkm@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5: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