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카스피해 연안국인 아제르바이잔 조기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신아제르바이잔당(YAP)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AP, AF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 결과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이끄는 YAP가 전체 125석 중 68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YAP의 의석은 기존의 69석에서 1석 줄었다.
친정부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45석을 획득했고, 친여권으로 분류되는 9개의 군소 정당이 11석을 가져갔다.
야당 중에서는 공화 대안당의 후보 1명이 유일하게 의회에 진출했다.
선관위는 전날 치러진 총선의 투표율이 37.24%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은 오는 11월에 치러져야 했지만 알리예프 대통령은 11월 11∼22일 수도 바쿠에서 개최되는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와 시기가 겹친다는 이유를 들어 두 달 앞당겼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옛 소련 공산당 지도자 출신으로 1993년부터 10년간 아제르바이잔을 통치한 부친 헤이다르 알리예프의 뒤를 이어 2003년부터 현재까지 집권하고 있다.
그는 야당 인사들을 구금하고 정부 비판적인 신문을 폐간시키는 등 독재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재임 기간 치러진 선거 가운데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리지 않은 선거는 없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주요 야당인 무사바트당은 이번 조기 총선에서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하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 투표하는 등 광범위한 부정 투표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선거 참관단은 "이번 선거는 진정한 정치적 대안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기본적 자유와 언론 활동이 제한된 가운데 선거가 치러졌다"고 밝혔다.
이어 "극도로 낮은 투표율은 국민들 사이에 만연한 정치적 무관심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선은 아제르바이잔군이 지난해 9월 핵심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에 승리를 거둔 이후 처음으로 전국 단위로 치러진 선거다.
이 군사 작전으로 아르메니아인 10만명 이상이 이 지역을 떠나 아르메니아로 이주했다.
changyo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03:5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