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노동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다…'일터의 소로'

2 months ago 3
이세원 기자

수산물 식문화로 본 이웃 나라…'사카나와 일본'

헨리 데이비드 소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 2024 Poetry Foundation / Photo by Bettmann / Getty Images.재판매 및 DB 금지]

▲ 일터의 소로 = 존 캐그·조너선 반 벨 지음. 이다희 옮김.

자연에 대한 사랑과 문명 비판으로 유명한 수필집 '월든'의 저자이며 사상가이자 시인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의 삶을 그가 남긴 글과 그의 행적을 기록한 자료 등을 토대로 재구성하고 해석한다.

책은 우선 노동자로서의 소로의 모습을 조명한다. 하버드대 졸업 후 교사로 일하기도 했던 소로는 서른살도 되기 전에 퇴직한 뒤 숲속에서 홀로 사는 것을 택한다. 이 때문에 일을 떠나 유유자적한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투영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생각이 깊은 노동자"였다고 책은 평가한다.

소로는 월든 호숫가에서 4평의 집을 손수 지었으며 "무언가를 짓는 기쁨을 영영 목수에게 양보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육체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겼다.

그는 44세가 될 때까지 일기장에 뉴킹제임스 성경보다 훨씬 많은 200만 단어가 넘는 분량의 일기를 쓰는 등 지적인 노동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책 표지 이미지

책 표지 이미지

[푸른숲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로는 부지런한 노동자였지만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과 진정으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활동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했고 이런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다고 책은 소개한다.

돈은 일에 사용한 시간에 대한 보상이지만, 일하는 동안 포기한 자유에 대한 보상이며, 노동자의 자존감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책은 무엇보다 돈의 함정에 빠져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급여만 맞다면 의미 없는 일을 하겠는가? (중략)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아야 충분할까? 소로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생을 낭비할 가치는 없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푸른숲. 288쪽.

책 표지 이미지

책 표지 이미지

[동아시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카나와 일본 = 서영찬 지음.

일본어로 '사카나'(魚)라고 표현하는 물고기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식생활을 역사·지리·문화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조명한다.

책은 정어리, 꽁치, 가다랑어, 전갱이, 갯장어, 방어, 백합 등 어패류에서 다시마나 김과 같은 해조류에 이르기까지 물에서 나는 30여가지 식재료를 중심으로 일본 음식 문화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시도한다.

시대에 따라 수산물의 유행도 달라졌다. 예를 들어 참치는 '도쿄의 부엌'인 도요스(豊洲)시장 새해 첫 경매에서 거액으로 낙찰돼 연초 뉴스의 단골 소재이지만 원래는 싸구려 취급을 받던 물고기였으며 고급 생선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1810년 발간된 시바무라 모리카다(柴村盛方)의 수필집 '아스카가와'(飛鳥川)에는 "옛날에는 마구로(참치) 먹은 것을 남에게 얘기할라치면 귀엣말로 은밀히 말했다. 지금은 높으신 분의 요리로도 나온다니 희한하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책은 소개한다.

동아시아. 576쪽.

sewon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4 08:00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