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과 전방위 전략동반자 관계…美견제 맞서 '우군' 확보·국제질서 재편 의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4∼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참석차 방중한 아프리카 각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를 격상하고 개발도상국 간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을 자처하는 중국이 미국 견제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도국 의사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함께 재편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기존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에서 '새 시대 전방위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 간 최고 수준의 협력을 설계하고 고품질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공동으로 구축하자"며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국가 간의 단결과 협력 필요성도 역설했다.
라마포사 대통령도 남아공 경제 발전을 위한 중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양국 관계 격상을 통해 경제, 무역, 투자, 투자 등 분야의 실무적 협력을 확대, 심화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 격상과 양국간 수준 높은 운명공동체 구축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또 중국의 자체 위성 위치확인 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북두칠성) 시스템 협력, 건설, 무역, 농산물, 문화유산 등 분야별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아프리카의 '맹주'로 꼽히는 남아공은 중국 입장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주요 회원국이자 내년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란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양국 정상회담은 시진핑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해 8월 남아공을 국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뤄진 이후 1년여만이다.
시 주석은 다른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과도 연쇄 회담을 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통해 지부티, 토고 등과는 양자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말리, 코모로, 세이셸 등과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부티는 중국군이 2017년 해외 해군기지를 구축한 곳이어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시 주석은 에리트레아, 기니 등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아프리카 빈곤퇴치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개도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중국 외교의 초석"이라며 개도국 간 단결을 거듭 강조했다.
js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11:0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