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문 미국매체 보도…"폴란드·영국도 긍정적 신호"
북한 외교·안보 당국 갈등설 속 김정은 국익 위한 중대결단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북한을 떠났던 유럽 외교관들이 4년 만에 북한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K뉴스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스웨덴 정부가 조만간 외교관들을 평양 대사관에 다시 파견해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유럽 국가들은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자 평양 주재 공관에서 모두 철수했다.
스웨덴은 공식적으로 대사관을 폐쇄하지 않고 자국 외교관 없이 현지 직원만으로 공관을 제한적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조만간 스웨덴 외교관들이 중국을 통해 육로로 북한에 복귀해 대사관에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스웨덴 외무부는 "우리 외교 인력은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평양으로 영구적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도 외교관들의 복귀가 임박했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스웨덴뿐 아니라 폴란드와 영국에도 외교관들이 평양으로 조만간 돌아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다만 이들 외교관이 이전에 거주했거나 일했던 건물이 독일 소유였는데, 독일 외교관들은 곧 돌아올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복귀한 유럽 외교관들이 어디에 주재할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체코, 독일, 영국, 스위스, 폴란드 등 여러 유럽 국가가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해 대사관을 다시 열고 운영을 지원하는 것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며 독일 기술·외교 대표단이 북한 내 대사관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2월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은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던 추가 방북을 돌연 취소했다고 외교·비정부기구(NGO)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한은 작년 8월부터 국경을 재개방했지만, 외국 외교관의 평양 부임은 친북 성향의 비서방 국가들에 먼저 허용했다.
브라질, 니카라과, 몽골 등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한반도 연구자 크리스토퍼 그린은 유럽국 대사관 재개 여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중대 국익이 걸린 결단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린은 "일부 유럽 국가들의 대사관 때문에 북한 사회에 너무 많은 정보가 유입되고 그 정보가 북한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은 이해한다"면서도 "외교공관을 북한 정부를 위해 평양에 둔다는 게 그런 위협을 상쇄하고 남는 순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사관 재개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 대사는 유럽 국가 외교관들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소식은 고무적이지만 이 과정에서 북한의 외교와 안보 당국 간 다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 같은 보도가 실제 서방 국가 외교관들이 평양 복귀로 이어질지는 북한 외무성이 이 과정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dy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0 09: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