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초중등 자녀 학부모…개교 시기 등 질의 이어져
(성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일반고인 분당 중앙고가 과학고등학교로 전환돼 개교하면 신입생과 기존 2·3학년 학생들 간에 위화감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돼요", "과학고 설립에 드는 700억원을 중앙부처 지원 없이 지자체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데 맞나요?"
12일 오후 성남시 주최로 시청 1층 온누리실에서 열린 '과학고 유치를 위한 시민설명회'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의 과학고 추가 지정 계획에 대해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오후 들어 성남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서 궂은 날씨가 이어진 탓에 설명회장(수용 좌석 600석)을 가득 메우지는 못했지만, 3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한 시민 대부분은 미취학 아동이나 초·중등 자녀를 둔 부모들이었다. 손자들의 교육 여건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을 두고 참석한 조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설명회는 성남시와 성남교육지원청이 발족한 '성남시 과학고 유치 통합 실무협의체'가 검토 중인 과학고 유치 계획과 추진사항 공유, 도 교육청의 과학고 지정 계획과 신청 절차 안내,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한 학부모는 "성남이 과학고 유치에 성공해 일반고인 분당 중앙고의 과학고 전환이 추진된다면 기존 중앙고를 운영하면서 과학고 시설이 증개축이 이뤄지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과학고로 운영하려면 실습 동과 기숙사동은 필수로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한 시설 공사 기간은 대략 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이 기간 필요할 경우 기존 학생들의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모듈러 교실(조립식 건축물)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다른 학부모는 "과학고 개교에 700억원의 지자체 예산이 든다는데, 이는 성남시에 있는 고등학교 34개교에 연간 2억씩 10년을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다. 어떤 쪽이 더 효율적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면 과학고 신입생과 기존 학교 2·3학년 학생들이 섞여 생활할 텐데 위화감 문제는 없겠느냐"고도 물었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과학고 개교에 드는 비용은 지자체가 부담하는데 세부 추진 계획이 나오면 중앙부처에 요청해 지원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학고 신입생과 기존 일반고 재학생 간 위화감 발생 우려에 대해서는 "분당 중앙고는 과학 중점학교로 오랜 기간 운영해왔기 때문에 재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과학 교육을 원해왔다"며 "과학고 전환 시 기숙사와 실험 자재,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11월 초 과학고 유치 신청을 받고 이후 별도 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11월 말 과학고를 예비 지정할 계획이다.
예비 지정되면 도 교육청의 특목고 지정·운영위 심의와 교육부 장관 동의, 경기도 교육감 지정·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개교하게 된다.
일반고에서 전환되는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가 목표다.
현재 경기지역 과학고는 2005년 의정부시에 개교한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다.
과학고 신규 유치 의향을 밝힌 경기도 내 지자체는 성남을 비롯해 고양, 이천, 부천, 광명, 화성, 안산, 용인, 평택, 시흥, 군포, 과천 등 12곳이다.
gaonnur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2 16: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