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독립 이후 첫 미니음반 '플로'…"숙소 나온 뒤 돈 관리 직접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실패해도 괜찮아요.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도전을 못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바로 잡으면 될 뿐이죠."
그룹 샤이니의 온유는 지난 1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2008년 데뷔 이래 계속 몸담아온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솔로로는 홀로서기에 나섰고, 컨디션 난조로 약 1년 동안 무대를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마이크를 잠시 내려놓는 동안 무작정 유럽으로 떠나 가족이나 매니저 없이 여행도 해 보고, 미국 대형 공연장을 찾아가 인파에 섞여 밴드 콜드플레이의 콘서트도 관람했다.
온유는 올해 4월 샤이니 그룹 콘서트로 활동에 복귀한 이후, 3일 세 번째 솔로 미니음반 '플로'(FLOW)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신보 발매를 기념해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온유는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쉬다 보니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정말 딱 하나 남는 게 노래더라. 이 일이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음악 축제 '워터밤' 출연을 언급하면서 "앞으로도 음악 축제나 많은 분이 계신 곳에서 내가 노래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일 것"이라고 했다.
온유는 그래서 새 회사로 소속을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공연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보에 대해서도 "제가 원하는 방향이 다채로운 공연을 하는 것인데, 공연을 위해서 나온 앨범이라고 보시면 된다"고 했다.
"미국에서 쉴 때 콩나물시루처럼 껴서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봤죠. 가면서도, 입장하면서도, 마실 것을 사러 가면서도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우리 팬과 대중에게 그런 기분을 알려드리고 싶었죠."
2008년 '누난 너무 예뻐'로 데뷔한 그는 3∼4년 전까지 SM 숙소에서 생활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니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란다.
그는 "이번에 여행을 가 보면서 앱을 깔아 항공권을 사는 거나 숙소를 잡는 것 등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내가 스스로 계획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소한 실패들을 했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더욱 많은 도전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되짚었다.
그는 "숙소 생활을 오래 한 탓에 혼자 살게 됐을 때 공과금을 내고, 분리수거하고, 종량제 봉투를 사서 버리는 것 등 하나하나가 다 새로웠다"며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내가 돈 관리를 직접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온유는 지난 솔로 앨범들에서는 목소리와 감성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관객과의 호흡을 염두에 뒀다. 그는 전곡 작사에 참여한 것은 물론, 프로듀서로 앨범 크레딧에도 이름을 올렸다.
온유는 "(노래가) 잘 들리는 가수 온유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듣는 노래에 상상력이 더해질 때 시너지가 어마어마하게 커진다"며 "크레딧에 프로듀서로 올라가니 책임감이 생겼다. 내 손으로 (앨범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매력'을 비롯해 베이스와 펑키한 리듬이 더해진 팝 곡 '마에스트로', 차분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 재즈 알앤비(R&B) 팝 '월화수목금토일', 아날로그 신시사이저가 포인트인 '포커스'(Focus) 등 여섯 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매력'은 재치 있는 보컬과 신시사이저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으로, 무언가에 뛰는 마음이 드럼 비트에 빗대어 표현된 노래다. '매력 매 매 매력'하고 반복되는 소절이 귀를 잡아끈다.
온유는 "내가 뽑아낼 수 있는 최고의 결과물"이라며 "많은 대중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 할 수 있는 음악이 있고, 예전에 할 때가 더 예쁜 음악이 있죠. 예를 들어 '누난 너무 예뻐'는 제가 20살 때 낸 노래인데, 그때의 '누나'들은 지금은 가정이 있으실 수도 있어요. 하하. 그래서 지금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걸 해 보고 싶어서 이번 '플로'라는 앨범을 내게 됐습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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