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중개사의 권리금 계약은 행정사법 위반" 판단에 중개업계 반발
민홍철 의원, 중개업법 개정안 발의…권리금도 중개대상물에 포함 추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상가 권리금 중개를 공인중개사의 업무에 포함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지난 4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의 권리금을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에 포함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재 공인중개사법상 중개사가 중개행위를 할 수 있는 중개대상물의 범위는 토지와 건축물,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재산권과 물권 등이다.
이 가운데 상가 임대차 계약에서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권리금 계약은 그간 관행적으로 중개사들이 해왔다.
권리금이란 상가 임대차계약에서 보증금과 임차료 외에 상가 건물의 유·무형 재산적 가치를 평가해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지불하는 돈이다.
그러나 지난 4월 대법원이 권리 의무나 사실 증명에 관한 서류 작성은 행정사가 해야 한다는 행정사법을 근거로, 중개사의 상가 권리금 계약이 행정사법 위반이라고 판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중개업계는 쌍방의 임차인과 적정 권리금을 조율하는 일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닌 행정사가 할 수 없는데 상가 계약서 작성을 행정사가 하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했다.
나아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5월 헌법재판소에 대법원 판단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고, 권리금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는 상가 권리금을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로 추가해 중개사의 업무로 명확히 규정했다.
민홍철 의원은 "상가건물 권리금 계약은 일본처럼 임대차 계약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를 갖춘 공인중개사가 수행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행정사가 권리금 계약을 중개하도록 한 현행법 체계는 문제가 있다"며 "현실에 맞게 직역 간 업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권리금 계약에 대한 중개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권리금 중개와 관련한 법 개정 필요성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다만 관련 내용을 법조문에 명시할 것인지, 시행령에 명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행령에서 중개사의 중개대상물로 정한 재산권과 물건은 입목과 공장재단 및 광업재단뿐인데 여기에 상가 권리금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가 권리금 거래를 임대차 계약과 따로 떼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공인중개사가 중개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국회, 행정안전부 등과 협의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sm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8 07:1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