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작가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의 대표 저서 '존재와 무'의 새로운 번역본이 나왔다.
민음사에서 최근 펴낸 책은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된 1994년 판본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완역한 것이다. 한국사르트르연구회 변광배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존재와 무'는 사르트르의 전기 사상이 집대성된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1999년 프랑스 일간 '르 몽드'가 1만7천여 명을 대상으로 '당신의 기억에 남아 있는 책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은 설문조사에서 이 책은 1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철학 저서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책에는 1·2차 세계대전 등 세계를 재편하는 전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인간의 위대함과 존엄성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고민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르트르가 생각한 자유의 개념과 의미도 눈길을 끈다.
"인간의 자유는 인간의 본질에 선행하며, 인간의 본질을 가능케 한다. 인간 존재의 본질은 인간의 자유 속에서 정지 상태에 있다. 따라서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것을 인간실재의 존재와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천300쪽에 이르는 '벽돌 책'이지만, 20세기 중반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지성계에 이름을 뚜렷하게 새긴 사르트르의 사상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
오랜 기간 사르트르를 연구해 온 옮긴이는 '존재와 무'에서 다룬 여러 이론이 "동시대를 살았던 철학자들과 그 이후 세대에 속하는 철학자들에게 많은 철학적 영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변광배 옮김. 1천296쪽.
y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8:0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