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시장 점유율 62.3%…삼성과 50% 이상 격차
SK하이닉스, 6세대 HBM TSMC와 협력…삼성전자도
[런던=신화/뉴시스]노트북 화면에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의 로고가 표시된 모습. 2024.02.21.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독주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시장 점유율은 더 오르며 60%를 넘어섰다.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이제 50% 이상 벌어졌다.
인공지능(AI) 제품 수요가 지속되면서 TSMC 몸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은 줄을 서서 TSMC를 찾고 있으며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과의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지난달 매출은 2508억7000만 대만달러(약 10조473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올 3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7%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글로벌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들의 총 매출을 발표했는데, 이중 TSMC는 전분기(61.7%)보다 0.6% 증가한 6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삼성전자도 전분기(11.0%)보다 0.5% 오른 11.5%를 달성했지만 TSMC와 격차는 50.8%포인트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9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던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는 2분기 43억 달러에 그치며 -66% 영업이익률로 상위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AI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파운드리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서버와 관련된 HPC 수요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이 수요는 연말까지 강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일부 고급 프로세스 주문은 2025년까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긍정론도 제기된다.
실제 엔비디아, 애플, AMD 등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TSMC의 독보적 지위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
TSMC는 올 2분기 매출에서 AI 반도체 점유율 52%를 기록하며, 처음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 3나노 공정의 매출 비중도 올해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갖는 SK하이닉스도 TSMC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 생산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협업하고 있다.
5세대 HBM인 HBM3E까지는 기존 메모리 생산라인에서 해결했지만 HBM4부터는 성능 향상을 위해 '베이스 다이' 생산에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도 HBM4 생산을 위해 TSMC와 협업하기로 알려지는 등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커질수록 TSMC를 찾는 글로벌 업체들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TSMC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공급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며 TSMC 이외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도 AI 반도체 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그러나 "엔비디아가 TSMC를 쓰는 이유는 근소한 차이가 아니라 엄청난 차이이고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라며 TSMC를 치켜세워 실제 TSMC를 다른 업체로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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