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혈액암 면역치료법으로 알려진 'CAR-T 세포 치료법'을 전체 암의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부산대학교는 의과대학 융합의과학과 홍창완 교수 연구팀이 CAR-T 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에서 활성산소(ROS)에 반응하는 황산화인자(Nrf2)의 역할을 규명하고, 기존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CAR-T 세포의 암세포 공격 기능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 CAR-T 세포 치료는 혈액암에서 큰 성과를 거뒀으나, 고형암의 경우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Nrf2 전사인자를 억제함으로써 항암 면역세포의 활성이 유지되고, 이를 통해 고형암에서도 항암 효과가 크게 향상됨을 확인했다.
CAR-T 세포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T 세포를 추출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CAR를 도입하고, 이를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변형된 CAR-T 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할 수 있어 기존의 치료법이 잘 듣지 않는 암에도 효과가 좋은 새로운 면역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CAR-T 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치료는 혈액암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전체 암종의 10%에 해당하는 혈액암에만 효과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고형암에 대한 CAR-T 세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자가 노력하고 있지만, 고형암 특유의 면역억제 환경으로 인해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종양 미세환경에서 CAR-T 세포의 항암 작용을 방해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활성산소다. 활성산소는 세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산소 분자로, 적정 수준에서는 세포 신호 전달과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생성되면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고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홍창완 교수팀은 활성산소에 반응해 항산화 기능을 활성화하는 Nrf2 전사인자가 오히려 CAR-T 세포에서는 활성을 저해해 CAR-T 세포의 종양 살상 기능이 약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대로 Nrf2가 억제되면 고형암의 종양 미세환경 내에서 CD8+ T 세포의 활성이 유지됐으며, CAR-T 세포 또한 그 활성이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Nrf2 발현 억제를 통한 활성 유지는 CAR-T 세포의 항암 효능을 고형암에서 현저히 향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sj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2 10:3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