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15조원이 넘는 부산시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를 유치하기 위해 BNK부산은행과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부산지역 중소 상공인 단체가 5일 부산시의 심의 기준이 시중은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부산지부,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부산지회, 한국마트협회 부산지부는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자본 규모가 큰 대형 시중은행들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부산시 심의 기준은 시민과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등이 유리한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등에 대한 배점은 높지만, 지방은행에 유리한 지역사회 공헌 등에 대한 배점은 상대적으로 낮아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중소 상공인들은 "부산시는 지방은행과 시중은행간 경쟁이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형 자본이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방관하는 것은 지역금융을 몰락시키는 것으로 공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시중은행들이 빠르게 지역은행을 밀어내며 지역의 지자체 금고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부산시는 지역은행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은 "지역은행이 어려워지면 중소 자영업자들은 생명수나 다름없는 돈줄이 막혀 몰락 위기로 내몰린다"면서 "부산시가 얘기하는 공정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공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달 14일 금고 제안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제1금고에 부산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3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부산시 제1금고 유치를 놓고 금융기관이 경쟁하는 것은 2000년 부산은행과 옛 한빛은행이 각축전을 벌인 이후 2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youngkyu@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5 15: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