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경색속 우의장 상정 고민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을 명절 연휴를 앞둔 다음 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원내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는 12일 본회의에서 지역화폐법을 처리한다는 것이 당의 공식 방침이며,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우 의장이 이에 동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지역화폐법을 여당의 반대 속에 강행 처리 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화폐 사업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지역화폐법 처리에 속도를 내려는 것은 해당 법안이 '추석 민심'에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민생 법안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은 지역화폐법이 '세금 살포 악법'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12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려고 한다면 '필리버스터' 등 수단을 동원해 강력 저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8일 비쟁점 민생법안 합의 처리와 1일 여야 대표 회담으로 모처럼 조성되는 듯했던 협치 무드가 완전히 깨지고 본격적인 충돌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 의장은 '친정'인 민주당의 이런 요청을 놓고 고심 중이다.
다만 여야를 아울러야 하는 입장에서 명절 직전까지 국회가 정쟁과 파행으로 얼룩진 모습이 비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야 대표 회담 성과인 '민생공통공약추진협의회' 구성을 위해 이날 예정됐던 여야 정책위의장 회동도 전날 행안위에서 민주당이 지역화폐법을 강행 처리한 여파에 따라 무산되는 등 정국이 빠르게 경색되고 있다.
의장실 관계자는 "12일 본회의 안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요소를 두루 고민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6 10: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