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추천 특검에 재추천 요구 등 야당에 비토권 부여
與 반대 가능성…대통령 거부권 행사시 국조 강하게 요구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계승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일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4인을 추천하고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는 내용의 채상병특검법을 발의한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당과 함께 이런 내용의 제삼자 추천 특검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장이 4명을 추천하고, (이들 중 야당인)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한 명씩 추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장이 우선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2명으로 추린 뒤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안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시했던 안으로, 민주당은 제삼자 추천을 법안에 명기함으로써 특검법 관철을 위한 대여 압박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새로 발의하는 제삼자 추천 특검법도 국민의힘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게 하는 등 야당에 일종의 비토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법안에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또한 여당이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제보 공작'도 법안에서 제외돼 국민의힘은 이를 고리로 야당이 발의한 제삼자 추천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보 공작 부분이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면 그 내용을 담아 여당이 특검법을 발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앞선 채상병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야당 단독으로 법안을 의결한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다른 카드를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는 특검은 어렵다고 보고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거세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에게 날을 세우는 상황도 여야의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안규백 의원이 대표를 맡은 당내 정책연구 모임인 '더여민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검찰 정치탄압 저지 대토론회'를 열고 검찰의 수사 행태를 비난했다.
검사장 출신인 양부남 의원은 토론회에서 "이 대표는 총 11건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수원지방법원에서 각각 3건, 1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며 "민생현안을 챙기고 정권의 폭주에 항거해야 할 야당 대표를 검찰이 법정에 가뒀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다른 재판이 이어지면 다음 재판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어 방어권을 행사할 물리적 시간을 박탈당한다"며 "검찰은 이 대표를 '법정 연금'했을 뿐만 아니라 방어권을 상실하게 해 유죄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j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03 11:29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