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날로아서 충돌 빈번해져…검찰, 사흘새 최소 9명 사망 확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서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카르텔 거물의 잇단 체포 후 갱단 세력 다툼으로 보이는 무장 폭력 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일대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멕시코주 정부는 안전을 위해 현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공공 행사인 '독립기념 외침' 일정을 취소했다.
멕시코 시날로아주(州) 검찰은 신디카투라데코스타리카와 쿨리아칸 등지에서 발생한 총격전으로 최소 9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를 확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군 장병과 민간인도 껴 있다.
시날로아 검찰은 보도자료에서 "9∼11일 사흘 동안 발생한 사건과 연관 있다"며 "이 기간 16건의 차량 절도 및 14건의 실종 의심 사건도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태평양과 면한 서부 시날로아는 지명을 딴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다.
시날로아 카르텔은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마약 밀매 갱단으로,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전 세계 마약 밀매 시장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대 범죄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시날로아 카르텔과 CJNG 조직원 및 조력자 규모를 4만4천800명으로 추산하면서, 세계 전 대륙 100개국 이상 국가로 세력을 확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특히 시날로아 카르텔을 마약 펜타닐 불법 밀매 핵심 세력으로 보고, 멕시코 당국과 함께 핵심 인물 구금 및 기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 최근 1년여간 그 성과도 이어졌다.
엘차포의 아들인 '생쥐' 오비디오 구스만, 핵심 분파 조직 행동대장인 '엘니니' 네스토르 이시드로 페레스 살라스, 엘차포 이후 수년간 시날로아 카르텔 수장 역할을 한 '엘마요' 이스마엘 삼바다 가르시아, 엘차포의 또 다른 아들인 호아킨 구스만 로페스 등을 붙잡은 게 대표적이다.
현지에서는 엘마요 체포 이후 '시날로아 카르텔 내부 주도권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고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시날로아 당국은 일련의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자 주민 이동 자제령을 내리는 한편 각급 학교에 휴교를 지시했다. 주중 도심 가게 문은 대부분 닫혔고, 대중교통도 제한적으로 운행 중이라고 일간 밀레니오는 전했다.
루벤 로차 시날로아 주지사는 이와 함께 멕시코 독립기념일(9월 16일) 핵심 행사인 '독립기념 군중 외침'을 취소하기로 했다. 독립기념 외침은 한국의 만세삼창과 비슷한 개념으로, 멕시코 국민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의식이다.
로차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5분 16초 분량 메시지에서 "주민들, 그중에서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처"라며,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일 때까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wald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4/09/13 03:11 송고